오충현 동국대 환경공학과 교수
불교환경연대 심포지엄서 강조
“버드나무는 수질과 공기를 정화해주는 효과는 물론 다양한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서 버드나무 심기는 지구와 다른 생명을 구하는 일로 ‘방생’의 의미와 가장 맞닿아 있습니다.”
오충현 동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스님)가 오늘(6월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생명살림을 위한 생태적 방생문화를 위하여’를 주제로 개최한 녹색불교심포지엄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불교의 전통적인 신행활동인 ‘방생’의 의미를 되짚고 새로운 방생문화를 모색하기 위한 이 자리에서 오 교수는 다양한 시각 자료를 이용해 새로운 방생문화로서 ‘버드나무 심기 운동’의 가능성을 발제했다.
오 교수는 “새와 물고기 등을 산이나 못에 놓아 살려주는 방생은 덕을 갚기 위한 불교의식으로 시작됐지만, 국내 환경과 맞지 않는 외래종이 유입·확산되면서 생태계 교란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냈다”며 “종단에서는 지난 2002년 생태적인 방생으로의 전환을 위해 방생금지어종 등을 정리한 방생지침서를 전국 사찰 2000여 곳에 배포했음에도 일부 무속에 의해 기복행위 수단으로 행해지며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오 교수는 과거 버드나무가 서울 밤섬 생태계 복원에 큰 도움을 준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산 동물을 놓아주는 방생에서 생명을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식물 방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제언했다. 이어 버드나무 심기가 식물 방생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오 교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생물 다양성 보전과 생태계 정화에 효능이 있는 버드나무를 새로운 방생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방생문화의 현황과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해인사승가대 교수사 법장스님도 “방생은 자리이타의 실천행”이라며 “단순히 잡혀있던 물고기나 새 등을 강과 산에 풀어주는 것이 방생의 의미가 아니고 모든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오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법장스님은 “전통을 유지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맞춰 그 의미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며 “불교의 방생이라는 자비의 실천행도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것과의 대화와 이해가 필요한 시기”라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중표 전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불살생의 가르침과 방생, 생명살림의 전통’, 세첸코리아 대표 용수 스님의 ‘티벳불교의 생명존중과 방생문화’ 발표가 이어졌다.
앞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만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불교환경연대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질 정화 능력이 있는 버드나무 심기를 시행하며 바람직한 방생문화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을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방생문화를 모색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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