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스님

“이야말로 최상의 자기주도 학습이네요.” 

참선실습에 동참한 보육교사 출신의 한 불자님이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이란, 학습자 스스로가 능동적인 자세로 학습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과 달리 학생 스스로 학습과정을 선택하고 결정하기에, 성인교육에 굉장히 효과적이다. 

예컨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대표적인 자기주도 학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산파가 임산부의 출산을 도와줄 뿐 직접 아이를 낳지는 않는 것처럼, 교육자는 학습자가 스스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도와줄 뿐, 답을 직접 가르쳐주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간화선 수행이야말로 최상의 자기주도 학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선사는 다만 화두를 주고 시시때때로 경책을 할지언정, 화두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하거나 직접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잘못된 길을 점검해주고, 제대로 된 답을 확인해줄 뿐이다. 그러므로 일단 화두를 받으면 학습자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고, 이에 대하여 최종점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면서 그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듣는 성품을 돌이켜 듣는다. 여기에서 듣는 성품을 돌이켜 듣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즉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고 들을 때, 이 성품이 어떤 건가? 어떻게 생겼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얻을 때까지 지속해서 마음으로 챙겨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화두공부는 학교공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학교공부는 지식을 쌓아가는 공부지만, 화두공부는 알음알이를 놓아가는 공부이다. 즉 생각을 쉬어야 오히려 답이 나오는 것이다. 

생각이란 한 마디로 ‘분별심’을 말한다. 너와 나, 이익과 손해, 선과 악, 행복과 불행, 생과 사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다. 여기에 답은 없다. 오히려 분별심이 쉰 상태, 즉 무심결에 나오는 답이 진정한 답이다. 그러므로 참선은 스스로 무심을 터득해 대안심(大安心)을 얻도록 인도하는 최상의 자기주도 학습인 것이다. 

[불교신문3496호/2019년6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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