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마철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7월12일까지 전국 건설 현장 700여 곳에 대하여 장마철 대비 불시 감독을 한다고 밝혔다. 집중 호우로 인한 지반과 흙모래, 임시 시설물 등의 붕괴 위험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질식 사고에 대한 예방 조치 등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한다. 

정부의 장마철 예방 조치 대상은 건설 현장이나 취약지 뿐만 아니라 사찰도 포함된다. 해마다 여름 장마철이면 사찰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몇 해 전 부산 양산 일원에 갑자기 몰아친 폭우로 인해 사찰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많은 사찰이 산비탈이나 계곡 가까이 있어 홍수나 산사태가 일어나면 적지 않은 피해를 입는다. 

더 큰 문제는 사찰이 입는 피해가 정부나 지자체 기업에 의한 개발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산의 침수 피해도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도로를 새로 내는 과정에서 기존 물길이 좁아져 벌어진 사고였다. 자연 지형을 살려 가람을 배치하고 물길을 막지 않으며 부족한 곳은 나무를 심어 보완하는 전통 가람 배치 방식으로 자연재해를 피해온 사찰과 달리 개발업자들은 편리와 이익을 앞세워 마구잡이식 개발로 자연의 보복을 자초한다. 그런 점에서 장마 피해를 막는 최상의 대비책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데 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철 대비는 빠트릴 수 없다. 우선 점검할 사항은 산사태 예방이다. 한국시설안전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절개지가 있는 사찰은 특히 옹벽이 튼튼한지 점검해야 한다. 콘크리트 옹벽의 경우 파손 및 균열 발생여부, 배면토의 침하, 배수 막힘 발생 여부와 철근 노출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해야 한다. 건축물 아래 쌓은 석축의 수평이동이나 기울어짐, 배부름 현상이나 상단 토사 낙석제거 여부도 살펴야 한다.

건축물은 기둥의 수평균열, 보의 결함 등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강조한다. 전기안전도 중점 점검 사항이다. 사찰 주변에 큰 바위가 있는 경우 특히 위험하다. 벼락이 바위에 내리면 전류가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흐르다가 사찰 건물 등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의를 당부한다. 법당 내 인등, 연등 등 다량의 전기를 소모하는 시설도 전문가를 통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 

이러한 예방은 단위사찰이 모두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종단은 정부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취약지 사찰을 파악하여 자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복구 방법, 정부지원 요청법 등도 자료를 만들어 교구를 통해 전달하면 사찰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시에 근무했던 한 독실한 불자 고위 공무원은 스님들이 홍수 피해를 입고도 정부나 지자체 지원 대상인지를 몰라 방치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도움을 줬다며 종단차원의 노력을 당부한 적이 있다. 

홍수 등 자연재해도 종단이 조금만 관심 갖고 대책을 강구하면 피해를 예방하고 사찰과 스님들에게 도움도 준다. 종단 집행부와 종무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불교신문3496호/2019년6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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