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어청위·사단법인 동련 지도자 연수 현장

행복한 불교학교 만들기 위해
천진불 지도자들 120명 참석
계율 주제로 아이들
눈높이맞춘 프로그램 구성 ‘눈길’
어청지도자 연수 경주서 개최
지점년 박미란 전윤자 씨
모범적 활동으로 표창 수상

6월15일부터 16일까지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제66차 전국지도자연수회.

어른도 실천하기 어려운 계율, 미래불교를 책임질 어린이 불자들에게 지계의 가르침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사단법인 동련(이사장 신공스님)은 어린이 청소년 포교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님과 재가 불자들이 현 시대에 맞게 쉽고 재미있게 계의 소중함을 가르칠 수 있도록 ‘지혜롭게 계율보기’ 제66차 전국지도자연수회를 열었다.

“아이들과 숲속명상을 하면서 모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어요. 살생하지 말라는데, 해충을 죽여야 할지 아니면 내버려둬야 할지 고민이에요.” “정육점이나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을 나쁘게 바라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 걸까요.” “다른 사람 물건을 갖고 싶다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 이유는 뭔가요.”

법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법사 스님이나 교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질문들이다. 하지만 선뜻 답하기 어려워 보인다. 명색이 부처님 법을 전하는 지도자들인데, 얼버무리고 적당히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연꽃문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밀양초 안성진 어린이.
입재식 이후 찍은 기념사진.

6월16일 오전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전국지도자연수회에서는 이런 알쏭달쏭한 문제를 풀기위해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상담학과 책임교수인 범우스님과 함께 토의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답은 없다고 전제한 스님의 지도에 따라 지도자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러자 “숲에서 명상을 하는 것 자체가 해충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사전에 명상을 통해 인지시키고, 살충제 대신 해충기피제를 사용하거나,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할 때는 다음 생에 부처님이 될 수 있는 몸 받길 바라는 마음을 내겠다”는 답부터, “거짓말이 진정 타인을 위한 것이었는지 스스로 질문을 하게 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공감은 해 주되, 결국 선의라고 해도 좋지 못한 습관이 될 수 있으므로 지양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는 등 다양한 답이 쏟아졌다.

지혜롭게 계율을 바라보자고 마련된 만큼 이날 연수는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알찬 프로그램들로 꾸려졌다. 같은 날 이른 오전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떠 만든 중도타워 앞에서 아침 예불을 올리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감사하는 지계의 정신의 되새겼다.

아름다운 약속 참참참 강의 시간을 통해 완성한 포교용품.
불교 어린이청소년 지도사 고시에 합격한 지도자들.

첫날인 15일은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의 ‘진짜 보물을 찾아라’, 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지현스님의 ‘늘 깨어있는 삶’ 법문, 지계 실천을 위한 5가지 심리 법칙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입재식에는 동련 고문 지현스님과 부총재 덕진스님, 운성스님, 이사장 신공스님, 포교원 포교부장 가섭스님, 이사 도제스님, 능후스님, 정무스님 등이 참석해 포교에 힘쓰는 천진불 지도자들을 격려했다.

이사장 신공스님은 환영사에서 “연수를 잘 마치고 현장으로 돌아가 착하고 바르고 부처님 마음을 닮는 미래불자 양성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총 120명이 참석한 연수에는 운문사와 봉녕사 학인 스님들이 대거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조계사, 오산 대각사, 강릉 성원사, 괴산 개심사, 대관음사 칠곡도량, 대구 K2 법당, 영주 영전사, 마산 정법사, 진해 대광사, 부산 홍법사, 여수 석천사, 거제 금강사 등에서도 참석해 “부처님의 손 발, 미소, 눈빛, 마음이 되어 선근종자를 심는 일에 원력을 세우고, 이 땅의 천진불을 양성하는 일에 한결같기를” 함께 발원했다.

아침 예불.

현장에서 만난 학인 스님들도 진리의 수레바퀴를 쉼 없이 굴려나갈 것을 다짐했다. 여여스님(봉녕사승가대학 2)은 “계는 불교의 근본 가르침으로 굉장히 중요한데, 어떤 방법으로 어린이들에게 전하면 좋을지 고심한 흔적이 돋보인다. 아이들 심리를 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줘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이 5번째 참여라는 자운스님(운문사승가대학 4)도 “연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여름수련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선 포교원이 어청 포교 활성화를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 지도사 고시에 합격한 지도자들을 위한 연수가 한창이었다.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도 6월15일부터 16일까지 더케이호텔경주에서 제11회 불교 어린이청소년 지도자 연수를 가진 것. 

어청 법회 지도교사로 종단에서 인증한 전문 자격을 취득한 이들로, 올해 11회째를 맞는 연수에는 봉선사, 직지사, 범어사, 봉림사, 정인사, 황룡사, 해남사, 포교사단 등에서 총 50명이 함께했다.

특히 모범적으로 포교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점년 남양주 봉선사 어린이청소년총괄교사와 박미란 울산 황룡사 어린이 법회 지도교사, 전윤자 정심중고등학교 소년보호위원이 그 주인공. 지점년 총괄교사는 경내 육화당 입구 텃밭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청소년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으며, 박미란 교사 또한 사찰 어린이 지도교사로 활동하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상을 수상하는 등 관련 분야에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윤자 위원도 정심여자중고등학교에서 청소년들의 멘토로써 불교 교정교화 분야의 최일선에서 전법에 힘쓰고 있다. 승가결사체 안양계 스님들과 함께 집밥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불자 청소년 뿐 아니라 천주교와 개신교 학생들도 불교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부처님 가르침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만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 교사는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않고 그만큼 정서가 예민한 아이들이 많다. 불교를 만나 순수한 마음을 되찾고 보조교사로 활동까지 해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 위원은 “꼭 불교를 믿지 않더라도 집밥을 먹이고 대화를 나누면서 불교라는 좋은 가르침을 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청소년들이 불교를 통해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볼 때 행복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아동보육학과 교수 혜주스님으로부터 ‘사회, 정서, 인성 교육을 위한 명상활동’에 대해 강의를 듣고 어린이 청소년 콘텐츠 활용법, 법회 지도 사례발표 등도 진행됐다. 

경주=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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