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 정현식 서예가 13회 개인전

전통과 현대 경계 허문 작품
‘솔뫼민체’ 등 9개 서체 개발
서예 이론과 실기 기본 삼아
수행정신 입각한 작품 선보여
서예연구소·갤러리 운영하며
작품활동과 후학양성에 매진

6월20일부터 7월3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솔뫼 정현식 서예가는 ‘춘풍추상(春風秋霜)’ 등 4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내 작품에는 글씨는 없고 새로운 생각만 있을 뿐이다.” ‘솔뫼민체솔뫼손편지’ ‘광개토대왕비서체9가지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솔뫼 정현식 작가는 전통과 현대 서예작품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고 있는 불교서예가다. 정현식 작가가 오는 20일부터 73일까지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서도예찬(書道禮饌)-예의를 다하여 서예작품 한상 차리다를 주제로 13번째 개인전을 연다.

문보 김원태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정 작가는 서예로 출가했다고 말할 만큼 50년 넘게 서예가로서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50여 년의 서예공부의 치열한 반성과 새로운 전환을 위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임제록> 16폭 병풍 등 서예작품 40점이 선보인다.

정 작가는 작품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불교 관련 작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힐 만큼 불교적 가르침을 다룬 작품이 많다. 금강경오가해, 화엄경 4구게, 반야심경, 수처작주 입처개진 등 불교 경전과 선어록 등에 담긴 경구와 어록, 화두는 물론 Speech Conduct(말은 느려도 행동은 민첩하게), arctic, 물 흐르고 꽃피고, 천방지축 동서남북 8폭 병풍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한글과 한문 작품의 독특한 호환성과 조화미를 추구하는데다가 작품마다 작가가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대중성까지 구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무아(毋我)’ 작품에는 제 멋대로 하는 마음 버리고 무리하게 정해 놓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자기를 주장하지도 않는다라는 한자 글씨 옆에 작가의 생각을 곁들여 놓고 있다. 또한 서예 이론과 실기를 기본으로 영원한 자유무한한 생명을 화두로 한 수행정신에 입각한 서도작품을 구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정 작가는 하심과 배려의 마음을 지닌 예술세계를 지향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우치며 창피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예술가의 첫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깨우치기 위해 정 작가는 다면성과 복합성을 확장시켜 내면의 깊이를 깊게 해야 하고, 고전의 이론에 천착해 시대를 앞서는 새로운 조형성을 창출해야 하며 학문을 통해 혁신적인 사유로 낯섬을 익게 하여 발효되고 숙성된 작품을 내놓아야 시공을 초월한 우주의 무한생명력의 영원성을 지닌 걸작을 내놓을 수 있다. 생각을 선하게 하는 것이 내 창조예술의 첫 마음이라고 밝혔다.

허만하 시인은 정 작가에 대해 양극을 왕래하는 큰 진폭을 가진 솔뫼의 서예세계는 기성의 코드로 읽으려는 안일한 시선을 거절한다면서 솔뫼는 창조적 에너지를 스스로 다스릴 줄 아는 의미에서 참된 예술가이며 철저히 이론적 학습을 바탕에 둔 치열한 작가라고 평가했다.

정 작가의 작품은 글씨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엿볼 수 있다. 해인사와 선본사(갓바위), 직지사, 태안사, 현덕사, 아산정(고 정주영회장기념관), 포항지방법원, 안국미술관 등 전국 사찰 및 주요 기관의 현판과 주련 글씨를 맡았다. 또한 포항 이육사 청포도 시비, 포스텍 박태준 회장 동상, 영주 8·15광복기념탑, 합천 호국공원, 영덕 해파랑공원 등의 금석문은 물론 tvN 시사교양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MBC 드라마 여왕의 꽃등 여러 TV 프로그램 제목과 자막의 글씨에서도 정 작가의 작품이 선보였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3번째 개인전을 여는 정 작가는 대한민국서예대전 등 여러 서예대회에서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등을 맡아왔다. 경주에서 솔뫼정현식서예예술연구소와 갤러리 솔뫼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국대 경주캠퍼스 미술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한데 이어 수년째 불국사승가대학에서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서예를 지도하고 있다.

<서예작품으로 만나는 노자도덕경> <솔뫼민체> <사자소학> 등 저서 6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올해의 서체상(2015), 서예문화상, 삼일문화대상, 경상북도문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11월에는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무아(毋我)’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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