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여래불’ 명호 부르다보니 유리광전이 ‘반야용선’

구례 오산 사성암은 매달 약사재일마다 철야정진 기도를 하고있다. 1년동안 유리광전 보수불사를 마치고 지난 6월 9일 새롭게 단장을 마친 법당에서 약사재일 철야정진이 열렸다.
구례 오산 사성암은 매달 약사재일마다 철야정진 기도를 하고있다. 1년동안 유리광전 보수불사를 마치고 지난 6월 9일 새롭게 단장을 마친 법당에서 약사재일 철야정진이 열렸다.

남도 땅 구례 오산의 정상부에 자리한 사성암(주지 대진스님)은 명승 제111호 이다. 자연환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국가에서 인정한 경관이다.

무엇보다 사성암이 명승으로 지정된 것은 깎아지른 바위절벽에 법당이 제비집처럼 매달려 있고,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형상이 마치 금강산에 들어선 듯하여 오산을 작은 금강산(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절벽에 붙은 듯 자리한 법당은 약사여래부처님이 주불인 유리광전(琉璃光殿)이다. 이런 연유로 사성암은 천하제일 약사기도 도량으로 천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9일 저녁 9, 유리광전에서 목탁이 울렸다. 약사재일을 맞아 약사여래 철야정진을 하기 위해서이다. 매달 열리는 철야정진이건만 이날은 법당 안에 특별한 기운이 돌았다. 노후된 유리광전을 보수하는 불사를 마치고 1년만에 약사여래 부처님을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사성암은 544년 연기조사가 창건한 이래 원효, 의상, 도선, 진각대사 등 네 분의 성인이 수행했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른다. 특히 절벽법당의 주불인 약사여래불은 원효대사가 바위에 손가락 끝으로 눌러 조성했다고 전하는 마애여래입불(높이 3.9m. 유형문화재 제220)로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원만하다.

아침 일찍 부천에서 달려온 원명심 보살은 기도하는 내내 환희심으로 가득하다가족과 이웃 모두가 더불어 편안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원명심 보살은 유리광전 보수불사 기간에도 임시법당에서 열리는 철야정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온 개근생 보살이다.
 

깍아지른듯한 암벽에 제비집처럼 매달려있는 사성암 유리광전
깎아지른듯한 암벽에 제비집처럼 매달려있는 사성암 유리광전

새롭게 단장한 유리광전은 전면을 확장해 바위에 새겨진 약사여래불을 넓은 시야로 참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약사여래불 위에 닫집을 조성해 참배객들의 마음을 청정하게 장엄하고 있다.

사성암 약사재일 철야정진은 3년 전 가을, 대진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했다. 당시 대진스님은 아름다운 경관을 찾아 사성암을 찾는 이들은 많지만 대부분 참배에 그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천하제일 약사기도 도량의 명맥을 잇기 위해 철야정진으로 주지소임을 시작한 것이다.

사성암 약사여래 철야정진의 시작을 알리는 목탁은 주지 대진스님이 직접 잡는다. <천수경>으로 도량을 청정하게 정화하고 곧바로 약사여래불명호를 염하는 염불정진에 들어선다.

광주에서 참석한 덕봉거사는 천 년을 이어온 기도도량에서 밤새워 큰 소리로 부처님 명호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유리광전은 극락정토를 향해 가는 반야용선이 된다고 말한다.

약사여래 철야정진은 새벽이 다가올수록 절정에 이른다. 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땅에는 목탁소리와 약사여래불을 찬탄하는 명호소리만 있을 뿐이다. 희유하게도 그토록 큰소리로 밤을 새워 부처님 명호를 외우건만 목은 쉬지 않고 염불소리가 더욱 청정하다. 기도하는 이만이 느끼는 또하나의 환희이다.

철야정진은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밤새워 염불한 공덕으로 뜻하는 모든 일들이 원만하게 성취되기를 발원하는 축원으로 회향한다.

철야정진을 마치고 가진 차담에서 대진스님은 철야정진은 마음뿐 아니라 몸도 함께 정화하는 으뜸가는 수행이다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병고를 약사여래 철야정진으로 다스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성암 약사재일 철야정진은 매월 약사재일(, 8) 전날 저녁 9시부터 약사재일 새벽 3시까지 약사여래불염불기도로 펼쳐진다.
 

사성암 유리광전 약사여래불은 원효스님이 바위에 손가락을 눌러 조성했다.
사성암 유리광전 약사여래불은 원효스님이 바위에 손가락을 눌러 조성했다.
사성암 유리광전
사성암 유리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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