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와 법시로 교화하는 이가 명지거사
재물을 구하는 이들에게
재물 만드는 법과 정법을
일러주는 이 지금도 있다

원욱스님

구족우바이에게 배운 장엄한 복덕장 해탈광명을 얻어 길을 나선 선재는 복덕의 종자를 닦아가며 대흥성으로 갔다. 선재가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만난 선지식들이 대단한 분들이며 한결 같이 쉬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수행하는 것을 보며 더욱 의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선재의 근기와 성품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었다. 이 때부터 선재에게 성인에게 보이는 아우라의 광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명지(明智)의 대정진을 일으켜 세우는 곳이니 대흥성이고, 명지는 지혜의 덕목이 만족하다는 뜻으로 부지런히 게으르지 않거나 물러남이 없이 중생을 일깨우는 정진바라밀의 무굴요행을 실천하며 세속에 머물지만 도를 품고 중생을 이롭게 하기에 거사라 부른다. 

대흥성에서 만난 명지거사는 놀라웠다. 마치 광화문네거리에 높고 멋진 무대를 세우고 공연하는 이들처럼 칠보무대 가운데 앉아 있는데 무대는 무궁한 보석과 비단으로 꾸며져 있었다. 드디어 음악이 울려 퍼지고 아름다운 꽃 장식 곁으로 바람이 부니 온 하늘에서 꽃비를 내리며 향기를 흩날리자 보배들이 무대 아래로 모여든 십 천의 사람들에게 저절로 나누어지는 것이었다. 그 순간 그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 차올랐다. 

“거사님. 저는 선재입니다. 항상 부처님처럼 모든 중생들에게 이익과 기쁨을 주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어서 온갖 지혜를 배우고자 보리심을 내었습니다. 어떻게 수행해야 보살의 행과 도를 닦아 거사님처럼 모든 중생들의 의지처가 될 수 있을까요?” 

“선재와 같은 보리심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이 어려운 보리심을 낸 사람은 반드시 도를 이루게 된다. 다만 선지식 만나는 것을 불편해하면 안 된다. 선지식 만날 때 게으름 피우지 말고, 공양하는데 싫어하는 맘이 없고, 시봉할 때도 근심내지 말아야 하며, 섬길 때 받드는 마음이 부처님 대하듯 해야 한다. 선지식이 까칠하게 가르침을 주더라도 나를 깨닫게 하려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 바로 실천하는 길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선재여, 이 무대 앞에 모인 저 대중들에게 모두 보리심을 지니게 했더니 그들이 여래의 가르침을 잘 받아 바라밀을 실천하고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배워 번뇌종자를 끊더구나. 그러더니 배운 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구원하고 있단다. 나는 다만 그들이 원하는 재물과 음식과, 마실 것과 의복을 제공하고 난 뒤에 진실한 법문을 들려주었단다. 선재야, 잠깐만 기다려라. 내가 직접 보여주마!”

갑자기 사방에서 엄청난 대중들이 모여들어 거사에게 예를 갖추고 나더니 온갖 시시콜콜한 자신들의 욕망을 이루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거사는 잠깐 생각하면서 허공을 바라보자 허공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내려와 대중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다. 불편한 얼굴로 모여들었던 이들이 재물을 통해 욕망을 채우니 생활이 안정되어 한결 여유가 있어보였다.

그 때 거사는 그들에게 부처님의 제자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연설하는 것이었다. 함께 살며 조화롭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과 빈궁을 여의는 행동법, 교양을 갖추는 법, 욕망에 굴복하지 않으며 덕을 증장시키는 법과 만사를 형통케 하는 법, 삶과 죽음에 애착을 버리고 부처님 진리 속에 들게 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선재와 그의 8천대중이 모두 다 이루게 되었다. 명지거사 앞에 모인 대중들이 존경의 마음으로 모두 엎드리자 감동의 물결이 잔잔히 일었다.

“선재야, 나는 이렇게 뜻대로 복덕을 내는 광해탈문을 얻어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이 얻고 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지도록 하는 경계만 알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이 구족한 연후에 그들이 제불보살께 공양하고 중생을 성숙시키는 그런 신통한 힘과 공덕은 남쪽으로 가서 사자궁의 법보계 장자를 뵙고 답을 구하라!”

‘이 분은 나를 너무 극진히 생각하시는구나, 내가 다양한 선지식을 만날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르는 것을 알고는 언제나 선지식을 따르고 존경하면 이런 세상을 만나게 되고 안목이 바뀐다는 것을 증명하여 주셨으니 나 또한 열심히 정진하리라.’

사섭법으로 재시와 법시를 행하며 중생을 교화한 이 시대의 유명한 연예인급의 명지거사는 아마도 우승택 같은 분이리라. 재물을 구하는 이들에게 재물을 만드는 법과 정법을 일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신문3495호/2019년6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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