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및 일반직 종무원들이 함께 북한산을 올랐다. 지난 5일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하여 집행부 스님과 재가종무원 300여명은 북한산성입구를 출발하여 중흥사까지 약 3km가량을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북한산의 정취를 만끽했다. 

내려놓고 비우는 삶을 지향하는 불제자이지만 행정기관에 몸담고 있다 보면 일반 직장인들처럼 바쁘고 쉴 틈이 없다. 중앙종무기관은 참 바쁜 1년을 보냈다. 총무원장 선거, 신임 총무원장 스님 취임, 종책 입안 및 발표, 각종 대정부 현안 대처, 종단차원 대작불사 추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및 연등회, 승가교육 후원행사, 백만결집불사 등 크고 굵직한 현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큰 행사 외에 각종 행정 처리, 서류 작성, 기획 등 눈에 띄지 않는 일상 업무는 늘 챙겨야 한다.

게다가 업무 스트레스, 인간 관계에서 오는 소외와 피로, 상하 관계 등 직장인의 애환도 고스란히 겪는다. 중앙종무기관 종사자는 직장인으로서 의무로 끝나지 않는다. 부처님 가르침을 전파하는 포교사 역할, 신도로서 깊은 신심과 스님에 대한 존경과 복종, 교구와 사찰, 산하 단체를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자의 복무 자세도 요구받는다. 물론 사찰의 종무원과는 다른 보상과 대우를 받고 종단을 책임지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남다른 장점이 있다.

이처럼 신분과 역할에서 이중 삼중의 성격을 갖는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과 일반직 종무원들이 함께 땀흘리며 산을 오르고 절을 찾아 참배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종단적으로는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는 좋은 기회였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화합하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종단의 주인은 여러분이라는 걸 잊지 말고 힘을 합쳐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스님의 당부처럼 종단은 중앙종무기관 직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필요로 한다. 그 중에서도 일반직 종무원들의 역할은 지대하다.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 교역직 스님들은 잠시 머물다 가지만 일반 직원들은 62세 정년까지 30여년을 몸담으며 종무행정을 처리한다. 경험과 실무능력 대인관계에서 스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다. 이는 거꾸로 일반직 종무원들이 종무원으로서 자세를 잃어버리고 제 역할을 등한시하면 종단이 받는 타격도 그만큼 크고 깊다는 의미다. 

중앙종무기관도 사람들의 모임이고 조직인만큼 일반 조직이 갖는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우리 사회가 보장하는 권리를 똑같이 누리고 신도 이전에 한 집안을 이끄는 가장 혹은 생활인으로서 경제적 사회 문화적 보장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종무원은 일반 직장인과 다른 특수성도 있다.

부처님 가르침으로 세상을 밝고 건강하게 만들며 종단을 수호하고 일선 사찰과 신도들의 수행 신행에 도움을 주고 보호하는 호법신장 소임도 부여받는다. 직장인으로서 보편성과 종단 일을 하는 특수성을 잘 조화할 때 종무기관은 즐거운 일터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산행을 계기로 화합 단결하여 종단을 위해 복무하는 종무원의 자세를 더 확고히 확립하기를 기대한다.

[불교신문3494호/2019년6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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