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교육기관으로 변화하는 불교계 복지관

인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
반영해 불교계 복지관도
인문, 문화예술 등 강좌 마련
복지관 본래 역할을 넘어
강좌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위한 시도로 평가돼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불교계 복지관이 변화하고 있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최근에는 다양한 인문학, 문화예술 강좌들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노인복지관에 열린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다’ 주제 시민민주아카데미 참가자들.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불교계 복지관이 변화하고 있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최근에는 다양한 인문학, 문화예술 강좌들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노인복지관에 열린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다’ 주제 시민민주아카데미 참가자들.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불교계 복지관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사회 소외계층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최근에는 다양한 인문학, 문화예술 강좌들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사회 분위기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다소 어렵고 다가가기 어려운 인문학을 예능과 접목시킨 TV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스타 강사들의 인문학 강의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또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인문학 마을 만들기, 마을형 평생교육사업 등도 활발한 상황이다. 이에 불교계 복지관 역시 다양한 인문학, 교양강좌들을 통해 복지관 이용자,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있다.

특히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역사는 복지관의 주요 교육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해 민주주의, 헌법, 대한민국 역사, 인권 등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도 9월까지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다’를 주제로 조선 후기부터 현대사회까지 근현대사 100년의 한국사와 세계사 등 역사 전반을 살펴보는 강좌를 실시한다.

서울 하계종합사회복지관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오는 11월까지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1인 미디어를 활용한 역사 교육인 ‘역사 크리에이터 여행길’을 실시한다. 여행길 프로그램은 3·1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이론 교육과 참여 수업을 통해 건강한 역사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 마련됐으며, 3·1운동 교육, 3·1운동 활동 유적지 답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역사 교육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미디어 콘텐츠 기초교육을 통해 참가 어린이들이 독립운동 유적지에 방문해 직접 영상콘텐츠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으로 교육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수원 팔달노인복지관도 오는 7월12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역사를 주제로 ‘테마가 있는 인문학 강좌’를 실시한다. 복지관 이용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는 정조의 화성행차, 정조의 화성방어와 무예24기, 정조의 화성경영 등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를 비롯해 미술, 문화재 등을 주제로 한 강좌들도 눈에 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미술관은 오는 11월까지 ‘알고 보면 가까운 미술의 세계’를 주제로 진행되는 미술관 향유 특강을 실시한다. 매월 서울 시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전시를 찾아 작품에 대한 해설과 함께 전시 작품에 얽힌 역사적 사건, 작가의 일생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미술 작품 이면에 숨어있는 의미와 가치를 들여다보며 미술 작품에 쉽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고 있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해 3월부터 철학, 문학, 문화답사 등을 주제로 복지관 이용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 초부터 지난 4월까지 ‘문화재로 바라보는 건축아카데미’를 실시했다.

고양시 덕양행신종합복지관은 매월 지역주민들과 함께 ‘2019 행신다움 인문학 교실’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 ‘인문사회학적으로 애니메이션 읽기’를 주제로 인문학 교실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고양·파주 문화재 속 숨어있는 역사 인문학’을 주제로 최근 5회에 걸쳐 이론 강의와 서오릉 현장 답사 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분기별로 복지관 이용자들과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인문학 교실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인문학을 테마로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불교계 복지관의 변화는 복지관 이용자들을 넘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물론 과거에도 복지관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존재했지만 주로 취미나 여가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변화는 단순히 취미 수준의 강좌가 아니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강좌로 진행된다는 점이 눈에 띄는 점이다.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불교계 복지관의 이미지 제고 효과도 거두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서비스 제공이라는 복지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교육의 장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정관스님은 “시민민주아카데미를 통해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장이 되고 있다. 지역 복지관은 단순히 복지관을 이용하는 분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도 함께 하는 곳이 돼야 한다”며 “다양한 인문학 강좌와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관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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