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가씨’ 주연…꿈★ 이뤘지만
“‘초발심’ 잊지 않을게요”

봉은사 법당서 참선·기도하며
흐트러진 마음 잡고 연기 몰두


<절에서 마음을 닦는 불자 탤런트 장서희씨.>
연기인생 21년간 줄곧 조연만 맡아왔던 탤런트 장서희(31). 그녀가 마침내 떳다. MBC 일일연속극 인어아가씨(임성한 극본)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그녀는 지적인 매력을 지닌 드라마 작가로 등장,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눈먼 어머니에 따뜻한 효녀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6월 24일 방영 이후 일일연속극 사상 최고의 시청률인 32%를 넘어선 지난 10일, 한창 촬영중인 MBC 녹화현장서 그녀를 만났다. 누가 한마디만 건네도 웃음이 툭 터질 듯, 그녀는 기쁨에 들떠있었다.

지난해 10월 MBC 주말극 ‘그 여자네 집’에서 주인공의 친구역을 맡았던 장서희는 ‘내년에 방영될 일일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리를 자르지 마라’ ‘드럼실력을 닦아라’ ‘살사댄스를 배워라’ ‘국선도를 익혀라’ 등등 연출진으로부터 온갖 주문을 받은 그녀는 21년만에 돌아온 첫 주연에 힘입어 8개월간 또다른 ‘장서희’를 창조해냈다. “흉내만 내서는 안된다”는 제작진들의 강력한 요청에 하루하루 몸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지난 3월 방영될 예정이었던 드라마가 회사 사정과 월드컵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가족들과 의례적으로 다녔던 사찰에 혼자 갔던 적은 처음이었죠. 법당에 주저앉아 부처님을 만나면서 마음을 잡곤 했답니다.” 그녀가 자주 가는 사찰은 강남 봉은사다. 3대째 집안 대대로 다니는 사찰이기 때문에 수년간 연예계활동을 하다가, 일이 얽히고 삶이 힘들 때마다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면서 자신을 다스리고 마음을 되찾아왔다.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고, 7개월간 전문뮤지션에게 드럼을 배우고 3개월간 살사댄스를 춰야 했던 자신의 모습이 가끔씩은 회의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준비에 만전을 기했던 그녀는 최근들어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어아가씨’가 방영 2개월도 채 되지 않아서 사상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가하면 인터넷 팬 카페에도 가입자가 하루평균 100여명씩 늘어나고, ‘인어아가씨’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장서희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시청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언젠가 절에 갔더니 스님이 사람은 언제나 초발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죠. 그래서 요즘 인기가 많아졌다고 해도 수년간 쏟았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녀는 일주일에 6일 촬영에 매일 밤샘하기 일쑤인 강행군 속에서도 집에 들어오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오는 이메일에 꼬박꼬박 답장하는 것만은 반드시 마치고 잠든다. 팬들이 해주는 지적과 충고에 머리숙이고, 격려와 박수에 힘을 얻는 것은 연기자의 기본적인 자세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81년 초등학교 4학년 때 KBS 어린이 프로 ‘모이자 노래하자’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하고 89년 MBC 19기 공채탤런트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그녀는 “‘인어아가씨’에서 임성한 작가님이 주연에 장서희를 지목하자 사내 간부들과 제작진들이 만류했다고 들었는데 제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밀어준 임작가님에게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또 “제겐 임작가님이 히딩크나 다름없다”며 소리내어 웃었다. 하정은 기자 jung75@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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