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조계종 민추본, ‘달려라 평화열차’ 행사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6월8일 파주 민통선 지역을 순례하며 한반도 평화를 발원하는 ‘부산에서 신의주까지-달려라 평화열차’ 행사를 개최했다. 남한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의 모습.

도라산 역전망대, 통일촌, 남북출입사무소 등
파주 민통선지역 순례 진행하며 평화 '발원'

한국전쟁이 중단된 1953년 7월27일, 한반도엔 휴전선(군사분계선)을 그어졌고 이는 남‧북을 나누는 기준이 됐다. 이 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각각 2km씩 뒤로 물러나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로 설정했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아래 쪽 5~20km 지역도 군 작전 및 군사시설보호 등으로 민간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 이 곳이 바로 민간인 통제구역 ‘민통선 지역’이다.

대치와 긴장이 반복된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 지역이 지난해 ‘9.19평양공동선언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평화의 상징으로 점차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분단 현장을 순례하며 한반도 평화를 발원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6월8일 파주 민통선 지역을 순례하며 한반도 평화를 발원하는 ‘부산에서 신의주까지-달려라 평화열차’ 행사를 개최했다. 도라산역 통일 플랫폼을 둘러보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원택스님, 이하 민추본)는 오늘(6월8일) 파주 민통선 지역에서 ‘부산에서 신의주까지-달려라 평화열차’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민추본 본부장 원택스님과 민추본 부산지역본부장 심산스님(홍법사 주지)을 비롯해 서울 지역에서 40명, 부산 지역에서 40명 등 총 90여 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특히 남‧북 접경지역은 방문이 어려운 부산지역 불자들에게 현장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통일 문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참가자들은 서울역에서 경의선 DMZ 트레인을 타고 임진강역으로 이동해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지정된 통일촌, 도라산전망대,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 등을 둘러보며 통일과 평화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는 심산스님과 참가자들의 모습.

이날 참가자들의 발길을 오래 머물게 한 곳은 남측에서 유일하게 북한 개성시를 볼 수 있는 ‘도라산 전망대’였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씨 덕분에 개성의 송악산 자락과 시내 건물들이 육안으로 훤히 보였다. 넓게 펼쳐져 있는 비무장지대와 개성공단 단지의 모습도 보인다. 당장 갈 수 있는 거리를 망원경을 통해 봐야한다는 현실에 참가자들 사이에선 안타까움이 새어나왔다. 

도라산전망대로 이동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한참 동안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던 민추본 본부장 원택스님은 “생전 처음 남북접경지역에 와보게 돼 감격스럽고 만감이 교차한다”며 “그 전까지는 분단의 현실이 실감되지 않았는데 오늘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님은 “이렇게 남북이 가깝다는 것을 직접 느끼니 하루 빨리 평화 통일과 자유왕래가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도라산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도역 중 하나로 남쪽 최북단 역이다. 복원사업을 거쳐 지난 2002년 2월 초 준공됐다. 남과 북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을 형상화한 도라산역 지붕이 눈길을 끌었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면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입니다’는 문구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최현진 민통선 기행 평화해설사가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강연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최현진 민통선 기행 평화해설사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최현진 해설사는 “경의선 철도연결이 완료되면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 유럽 등으로 가는 인적‧물적 왕래에 대한 관세 및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등 국제선으로 상당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며 “향후 남북교류의 관문이자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역사 내부에 통일플랫폼에 위치한 통일 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도라산역이 지닌 의미를 되새겼다.

서울역에서 경의선 DMZ 트레인을 타고 임진강역으로 향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부산지역 참가자 이영숙(여, 71) 씨는 “뉴스 등을 통해 본 남‧북 접경지역은 나와 먼 곳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와 보니 우리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족의 아픔을 이겨내고 곧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신의주를 넘어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나부터 먼저 통일과 평화 문제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민통선 지역 내 마을 재건사업으로 만들어진 ‘통일촌’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이밖에도 이날 참가자들은 남북 인적 물적 교류와 관련한 세관 출입심사 검역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를 비롯해 민통선 지역 내 마을 재건사업으로 만들어진 ‘통일촌’ 등을 둘러보며 순례를 회향했다.

서울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운행 중인 경의선 DMZ 트레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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