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육성으로 듣는 불교의 본질
부처님의 육성으로 듣는 불교의 본질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05.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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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디가 니까야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정선 디가 니까야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니까야(Nikaya)'는 부처님의 원음(原音)을 가리킨다. 부처님이 살아 있을 때 실제로 했던 법문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원형을 알고 싶고 부처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녕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면, ’생생한‘ 경전인 니까야를 읽어야 한다. 니까야는 크게 ‘디가’ ‘맛지마’ ‘상윳따’ ‘앙굿따라’ ‘쿳다까’의 5부(部)로 구성된다. <디가 니까야>는 내용이 긴 34개의 니까야를 엮은 경전 모음집이다. ‘디가(Digha)'는 길이가 길다는 뜻이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외도(外道)와의 토론 내용도 자세히 수록됐다. 곧 당시 인도 사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모순 대립하는 관념적 사유의 틀에서 벗어나 체험적으로 진실에 접근하는 중도(中道)의 진면목도 감상할 수 있다.

‘니까야’ 부처님이 실제로 했던 법문
‘대인연경’ ‘대반열반경’ ‘대념처경’
불교의 핵심과 수행의 목표 담아

 이중표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쓴 <정선(精選) 디가 니까야>는 디가 니까야 속 34개의 경 가운데 12개의 경을 엄선했다. 특히 저자가 독자들에게 꼭 읽기를 바라는 세 개의 경이 바로 ‘대인연경(大因緣經)’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념처경(大念處經)’이다. 대인연경은 부처님 깨달음의 핵심인 연기(緣起)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다. 중생의 생사와 윤회는 중생의 자아(自我)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그 자아라는 것은 실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언어적 개념일 뿐이다. 그런데 중생은 이 개념을 실체화한다. 이처럼 없는 것을 있다고 착각하는 데서 생사윤회의 괴로움이 생긴다. 결국 이런 사실을 명백하게 알면 생사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대인인경의 요지다.

<정선 디가 니까야>는 불교의 본질에 대한 부처님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담았다. 사진은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부처님 초전법륜상.

대반열반경은 열반을 앞둔 부처님의 최후 설법을 담았다. 부처님은 초능력을 지닌 신적 존재가 아니어서 늙은 몸을 이끌고 육신의 고통을 참고 있으며 그 모습은 애처롭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부처님의 이러한 인간적인 한계가 부처님의 위대함을 부각시킨다. 당신은 대반열반경에서 진리를 깨달았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권력이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한다. 불교는 지도자를 추종하는 종교가 아니라 각자 스스로 실천하여 열반을 성취하는 종교라는 정체성이 확립되는 순간이다.

대념처경은 불교 수행의 핵심인 4념처(四念處) 수행에 대한 매뉴얼이다. 4념처 수행은 부처님이 열반을 성취하는 유일한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듯이, 그야말로 불교 수행의 시작이자 끝이다.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망라하여 37조도품(助道品)이라고 하는데, 37조도품은 4념처(四念處), 4정근(四正勤), 4신족(四神足). 5근(五根), 5력(五力), 7각지(七覺支), 8정도(八正道)로 이루어져 있다. 4념처는 37조도품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불교를 수행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이 경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인연경(大因緣經)’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념처경(大念處經)’은 불교의 정수인 셈이다. 책의 제목에 ‘정선’을 명명한 까닭은 이와 같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이들 견해의 근거는 어떻게 이해된 것인지, 어떻게 취해진 것인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를 분명하게 안다오. 여래는 그것을 알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욱 수승한 것을 알지만 그 지식을 집착하지 않으며, 집착이 없이 스스로 적멸에 이르렀음을 안다오. 비구들이여, 여래는 감정의 일어남과 사라짐, 그것이 주는 즐거움과 재앙, 그것으로부터 벗어남을 여실하게 알아서 집착하지 않고 해탈했다오(54쪽).”

저자인 이중표 교수는 불교학계의 원로다.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 후 동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위촉됐다. 호남불교문화연구소 소장, 범한철학회 회장, 불교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 신행 단체인 ‘불국원’을 설립해 포교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붓다의 철학>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 <불교란 무엇인가> 외에 여러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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