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맺은 모든 이에게 바치는 찬가
인연 맺은 모든 이에게 바치는 찬가
  • 여태동 기자
  • 승인 2019.05.30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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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이 아니야

진광스님 지음 불교신문사

조계종 교육부장
진광스님 첫 책
수행자로서의 여정
잔잔하게 담아

수행자가 맺어 온 인연은 어떠할까. 2010년 교육원 소임을 맡은 이래 9년여 동안 본의 아니게 ‘행정승(行政僧)’ 혹은 일명 ‘수도승(首都僧, 서울에 거주하는 스님)’으로 살아 온 대한불교조계종 교육부장 진광스님이 자신이 수행자로 살아온 여정을 담은 책 <나는 중이 아니야>(불교신문사)를 펴냈다.

진광스님은 교육에 문외한(門外漢)인지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간난신고가 있었지만, 조계종에서 스님들을 교육하는 중책을 맡아 ‘실로 너무나 좋은 인연과 행복한 순간’이 었다고 자평한다. 그러면서 “교육원장 현응스님과 함께 한 교육원 소임자와 직원들, 그리고 각급 교육기관의 주지스님과 교역자 스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학인스님들과의 인연과 함께한 모든 일에 감사드린다.”고 밝힌다.

이번에 나온 스님의 책 <나는 중이 아니야>는 2016년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위촉되어 4년여를 ‘천수천안(千手千眼)’과 ‘수미산정(須彌山頂)’ 코너에 실었던 칼럼을 한데 모으고, 다른 교계지나 일간지에 쓴 글들을 추수 끝에 벼 이삭을 주워 모으듯이(滯穗遺秉) 정리해 엮었다.

또 2013년부터 7년째 이어지는 교육원 해외순례 연수와 2014년부터 시행한 조계종 학인 염불시연대회, 외국어 스피치대회, 토론대회, 설법대회 등 스님이 맡아 진행했던 행사들을 사진과 함께 실었다. 이런 일련의 글들에는 진광스님의 수행자적 관점이 녹아 있고 스님이 몸담고 있는 교육원에서의 피와 땀과 열정과 환희가 함께하고 있다. 연수에 동참한 대중스님과 학인 스님들과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과 성과를 함께하면서 감사와 찬탄을 하고 있다.

진광스님은 “이 책은 내가 교육원에서 함께한 그 모든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과 사람들, 그리고 대작불사(大作佛事)를 함께한 모든 이에게 바치는 찬가(讚歌)이자, 그 모든 것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이며 나의 졸업작품과 같다.”고 밝힌다.

강원도 깡촌 출신이라고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진광스님은 그야말로 별 볼일 없이 변방을 전전하며 헛된 꿈과 희망을 품은 일개 몽상가(夢想家)에 지나지 않았다고 자신을 술회한다. 하지만 출가 후에는 오랜 시봉과 참선수행, 그리고 여행과 행정 등을 하며 25년여를 지내며 손에서 책과 글쓰기를 쉬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 결실이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의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모든 일은 다 때(時節因緣)가 있는 법인가? 진광스님은 어릴 적 어머님은 책을 아궁이에 집어넣고 불사르며 “책을 본다고 밥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는 소리를 들었다. 선방에서는 신문도 못 보게 했지만 몰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다.

그 숱한 불면과 감인대(堪忍待)의 시간 속에서도 스님을 지켜준 것은 어릴 적부터의 오랜 습관인 일기와 편지, 그리고 독서와 여행 속에서의 경험과 깨달음의 순간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권의 책이 나올 수 있었다. 스님은 “모든 나의 삶과 수행, 그리고 여행과 사람들에게 감사 할 따름”이라고 감사한다.

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 중에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라는 말처럼 스님은 “모든 인연과 사랑에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하며 사랑하고 행복했노라”고 말한다.

수덕사 문중인 진광스님은 책을 세상에 내어 보인 것을 부끄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는 것은 “미당 서정주 님의 ‘침향’이란 시처럼, 침향을 만들기 위해 물에 참나무를 담그는 것이고, ‘임제재송(臨濟裁松)’의 화두처럼 총림을 장엄하고 후학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함”이라고 밝힌다.

특히 ‘나는 중이 아니야’라는 엉뚱하고 발칙(?)한 제목에 적잖이 놀라고 당황하는 독자들을 위해 “나는 다만 ‘중(僧)’이라는 명상(名相)에 빠져 휘둘리는 것과 선민의식(選民意識) 혹은 기필의식(旣必意識)을 저어함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님은 <금강경>을 인용해 “중은 곧 중이 아니니, 그 이름이 중인 까닭이다(卽非沙門 是名沙門)이라고 함을 말하는 것“이라며 ”본래 중인데 중이 아닌 것처럼 혹은 중도 소도 아닌 것(非僧非俗) 같은 아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머리에 뿔이 나고 가죽에 털이 나서(被毛戴角) 다른 종류 가운데 행하는(異類中行) 삶과 수행과 보살행으로 그리 살아갈 일“이라고 다짐한다.

국민힐링멘토인 혜민스님(마음치유학교 교장)은 추천사를 통해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느끼고 깨달은 수행자의 진솔한 글 모음”이라며 “때로는 불가에서 전하는 깊은 지혜의 말씀을 나누다가, 때로는 실크로드나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저자와 같이 떠나기도 하고, 때로는 선후배 스님들과의 재미난 에피소드가 양념처럼 곁들어져 읽는 내내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한다”고 일독을 권했다. 

자신이 수행자로 살아온 여정을 담은 책 <나는 중이 아니야>를 펴낸 대한불교조계종 교육부장 진광스님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 섰다. 신재호 기자

 

2004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에 참석해 은사인 제31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가운데)와 함께 한 저자 진광스님.(우측) 좌측은 당시 사서국장 본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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