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는 5월29일 양주 오봉산 석굴암에서 일주문 해체 이운 고불식을 봉행했다.

양주 오봉산 석굴암에 세워져 있던 서울 봉은사 일주문 해체 이운 고불식이 오늘(5월29일) 석굴암 불이문 앞에서 봉행됐다. 이 자리에는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과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총무국장 법등스님 등 사부대중 30여 명이 함께 했다.

봉은사 일주문은 1986년 진여문 불사 과정에서 사나사로 이운됐다가 2011년 오봉산 석굴암으로 옮겨져 지금까지 석굴암 불이문으로 역할을 해왔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봉은사 불사과정에서 양평 사나사로 옮겨졌다가 다시 석굴암으로 일주문이 이운된 과정을 돌이켜보면 땔감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일주문을 석굴암 주지 스님이 되살린 것이나 다름 없다”며 봉은사 일주문을 보존해준 석굴암 주지 스님과 신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운될 이주문은 봉은사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답게 사찰을 빛내줄 것”이라고 자부했다.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은 “불교성보가 제자리를 찾아간다니 기쁘면서도 한 편으로 서운한 마음도 든다”며 “석굴암 불이문이 본래자리로 돌아가 봉은사의 사격을 높인다고 생각해 아낌없이 내어드렸다. 봉은사 스님과 신도들이 귀한 성보를 잘 모셔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1980년대 후반 봉은사 대웅전과 진여문 불사에 동참했던 김배능 대목장도 함께 했다. 김배능 대목장은 “1983년부터 86년까지 봉은사 불사에 참여했는데 진여문 불사 직전 사나사로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다시 봉은사로 돌아가 봉안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봉은사 일주문은 우리나라에서 유례가 없는 양식으로 보존가치가 높다”며 “포를 장엄하고 있는 조각이 경복궁 같은 궁궐조각과 유사하고 섬세하다”고 평가했다. 봉은사 일주문은 네 면에 모두 지붕면이 있는 형태를 말하는데, 옆면 꼭짓점이 용마루에 닿은 게 특징이다.

한편 봉은사는 10일간 해체작업을 거쳐 일주문 부재들을 춘천 창고에 봉안했다가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와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에 일주문을 모실 계획이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 김석진 석굴암 신도회장 등 30여 명이 함께 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이 솔가지에 향탕수를 묻혀 일주문에 뿌리는 쇄수의식을 행하고 있다.
기와를 해체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상훈 봉은사 신도회장,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 김석진 석굴암 신도회장
봉은사 및 석굴암 스님과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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