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미래를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각계 정성이 잇따른다는 소식이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지난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백만원력 동참 1만명 약정식을 가졌다. 종단이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사회복지재단, 복지재단 시설협의회, 어린이집원장협의회, 조계종 자원봉사단 등 사회복지 구성원들이 발원·동참한 것이다.

평택 수도사 주지 성인스님은 2000만원을 전달하며 정성을 보탰다. “백만 불자의 원력을 모으기 위해서 포교 일선에 있는 주지 스님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주지 스님의 원력에서 종단 수행자로서 공심과 정진력을 엿본다.

한 불자 여행사 대표는 500명에게 동참을 권선해 화제다. 그는 “불사 동참은 우리 후손들을 위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당연한 의무”라며 정기 후원자 5000명을 모으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고 한다. 

이처럼 스님 재가불자가 앞장서 종단이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 불사에 동참중이다. 백만 명의 불자가 매일 100원씩 모아 한국불교 중흥의 디딤돌이 되자는 발원을 세운 백만원력 결집은 우리 종단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불사다. 목표대로 진행되면 매년 360억 원의 기금이 모인다.

이 기금으로 종단은 대사회 활동과 부처님 깨달음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한국 사찰 건립’,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환경을 위한 ‘종단 요양원 및 요양병원 설립’, 청년포교 활성화를 위한 ‘계룡대 영외법당 불사’,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다시 일으키는데 쓴다. 

이같은 대작불사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의미는 결사를 통해 사부대중이 마음을 함께 모으는데 있다. 불자들은 제각각이며 모래알처럼 흩어진다는 자조 섞인 말처럼 우리는 같은 종도들이면서도 수행공동체답게 한 목표를 향해 마음을 모은 적이 많지 않다. 같은 부처님 말씀을 따르는 일불제자(一佛弟子)이면서도 각자 생각하는 불교가 다르고 지향이 달랐다는 지적을 부정하지 못한다.

내 사찰 내 주지 스님의 일에만 헌신하는, 부처님의 일이라는 명분을 걸면서도 사실은 사적인 일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종단은 추상적인 존재며 나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치부한다. 종단 역시 아프고 부족한 곳을 보듬고 어루만지는 수행공동체로서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이런 세월이 쌓이면서 종단 소속감과 정체성이 희미해졌다.

백만원력 결집은 그런 점에서 종단이 진정한 수행공동체로 일어서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불사를 통해 조성한 기금이 들어가는 불사는 모두 종단 공용 사업이다. 총무원장 스님이나 특정 교구본사 소유가 아닌 종단 모두의 소유며 종도들이 주인인, 불교와 사회를 위해 유익한 불사다.

백만원력 결집이라는 이름으로 종단 차원의 공적 불사를 진행하는 가장 큰 의미는 이처럼 수행공동체로서 종단의 면모를 회복하는데 있다. 종도들이 모두 동참해야하는 이유다. 모두 함께 원력을 모아 함께 하지 않으면 종단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불사에 동참하는 출재가의 행렬이 더 길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490호/2019년5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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