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 청년대학생전법단·대불련 서울지부
청년대학생 불자 합동 수계법회 현장

5월25일 오전, 오색 연등 빛으로 물든 조계사에 대학생 불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조계종 포교원 청년대학생전법단(단장 무각스님)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박유진) 서울지부가 주관한 ‘불기 2563년 청년대학생 불자 합동 수계법회’ 참가자들. 

이날 법회는 동아리를 통해 불교에 갓 입문한 초심자들과 청년 불자들의 올바른 신행생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전계사로 나선 단장 무각스님과 인례사이자 이대 지도법사인 효석스님, 성신여대 지도법사 자우스님, 서울대 지도법사 운성스님, 서울여자간호대 지도법사 지인스님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오전11시가 가까워지자 극락전에는 총 95명의 학생이 모였다. 대불련 서울지부(지부장 김진선)가 주도한 법회인 만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총 29개 학교에서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8, 19학번이 40%를 차지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수계를 받고 불자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될 학생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감격했는지, 스님들은 환희롭고 감사한 순간이라며 대학생 불자들을 열렬히 반겼다.

 

“반갑고 고맙다”는 무각스님의 짧은 인사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효석스님은 “이제 수계를 받으면 불자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환희로운 시간을 함께 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운성스님도 “여러 분은 꽃이 될 씨앗들”이라며 “꽃을 피우려면 계를 받아야 한다”며 수계를 축하했다. 

자우스님도 “(계를 받고 나면) 어둡고 힘든 마음은 사라지고 새로운 힘을 느끼게 된다”며 “스님들을 따라 한 시간 동안 구절구절 집중하다보면 지혜가 증장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지인스님도 “불자로 재탄생하는 이 시간을 함께하게 돼 반갑고 기쁘다. 무한한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오전11시30분께, 보살계수계의범에 의한 거향찬(擧香讚, 향을 피워 찬탄함)을 시작으로 수계의식에 들어갔다. 삼보에 귀의해 삶의 기틀을 세우겠다는 인례사 스님의 서원이 법당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이 마음 불성 신령스럽고 밝아 고요히 비추니, 참되고 항상 하여라. 이 목숨 삼보께 귀의하옵고 오계를 받아 삶의 기틀을 세우오리. 삼보는 고해를 건너게 하는 나룻배이옵기에 한 조각 마음의 향을 사루어 귀의하며 정례 하옵니다(인례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글반야심경 독송, 삼보를 청하는 청성, 전계를 청하는 청사 의식이 이어졌다. 모든 순간순간이 새로운 듯, 참가자들은 한 배 한 배 정성껏 절을 올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임했다.

 

이어 단장 무각스님의 수계법문이 있었다. 단장 스님은 실생활에서 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모든 생명을 내 몸처럼 아끼고, 베푸는 마음을 갖고 마음을 청정히 하며, 입을 조심하고 항상 진실 되게 살 것이며, 과음하지 말라는’ 오계의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부처님의 계를 받아야 하는 것은 생사윤회를 벗어나 해탈 열반의 행복을 성취하는 지름길이 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완전한 사람, 완전한 행복, 완전한 자유를 바랍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해탈과 열반이라고 합니다. 해탈은 완전한 자유를 말하고, 열반은 완전한 행복, 완전한 상태입니다. 이 가치는 불자뿐만 아니라 일체중생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입니다.

불교는 모든 존재가 바라는 이런 가치를 버리고, 저 높은 곳에 있는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이 진리는 모든 존재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 속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완전하게 충족하려면 불교를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역사 속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실현해 왔습니다. 

불교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입니다. 진리를 이야기 하고, 진리는 지금 우리 삶 속에 있습니다. 이것을 깨달아 자유롭고 완전해지려면 그 문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 문은 삼귀의와 오계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두 발을 던지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이 바라는 가치, 그것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두루 존재하는 부처님을 믿는 마음입니다. 무량한 공덕과 지혜는 바로 여러분들 가슴속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두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해야 합니다. 

두 번째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을 놓아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밝게 비추는 완전한 소통을 통해 진리를 깨달아 대자유인이 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마음의 지혜광명은 어디에도 걸림 없이 밝게 비추니, 우리 삶 그대로가 진리의 표현임을 믿고 부처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거룩한 모든 스님들께 귀의해야 합니다.” 

 

이에 대학생 불자들도 한량없는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알게 모르게 지어온 악업을 참회하고,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들어 호궤합장으로 연비하며 번뇌를 비워냈다.

이날 의식은 전체 대중이 함께 ‘모든 중생을 교화해 생사윤회를 해탈하겠다’는 발원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사홍서원 이후 단장 스님과 지도법사 스님들은 법명이 담긴 수계 첩과 단주, 불교 서적을 나눠주며 행복한 대학생활을 응원했다.

평소 돈독한 신심과 원력으로 전법 포교에 정진한 공로로 이날 표창장을 받은 수계제자들도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포교원장 표창장을 받은 김가언, 정상훈, 구경모 씨(맨 오른쪽). 왼쪽에서 세 번째는 새내기 참가자 김주영 씨.

이날 집전을 맡은 정상훈(동국대 4) 씨는 “전계사 스님께서 설법도 잘 해 주시고 인례사 스님께서 사회자 역할을 매끄럽게 해 주셔서 훌륭한 의식이 됐다. 앞으로 오계를 지키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구경모(국민대 2) 씨도 “모든 존재가 추구하는 가치, 행복과 자유가 불교에 있다는 스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을, 김가언(서울여자간호대 2) 씨도 “불교가 어려운 종교가 아니라 우리 삶속에 가까이 있다는 말씀이 정말 와 닿았다”며 “어렸을 때 수계의식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의미나 그 목적을 잘 몰랐다. 대학생이 되어 제대로 받으니 의미가 다시 한 번 환기되면서, 앞으로 잘 지켜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내기인 김주영(건국대) 씨는 “연비 의식도 새롭고, 스님께서 오계를 설명하실 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491호/2019년6월1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