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

보각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

보각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보각스님이 정년퇴임을 맞아 책을 냈다.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에는 그간 불교사회복지의 선구자로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법사로서 살아온 인생의 향기가 한가득 담겼다.

보각스님은 1974년 스님으로서는 최초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불교사회복지학 분야의 개척자다. 중앙승가대학교에 불교사회복지학과가 개설되면서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35년간 후학을 양성하며 불교사회복지의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학자일 뿐만 아니라 복지의 실천가이기도 했다. 원주 소쩍새마을을 인수하고 1998년 장애아동시설인 상락원을 설립했다. 2004년 사회복지법인 자제공덕회를 세워 소외된 노인들을 보듬었다. 

불교사회복지 선구자
정년퇴임 맞아 출간
“지혜는 자비에서 출발  
고통에 공감할 줄 알아야”

스님은 책에서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해온 불교의 핵심을 쉽고 간결하게 풀어놓는다. 부처님의 탄생부터 출가, 성도, 열반의 모습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온 선사들의 경구들을 인용하여 불교란 무엇인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담았다. 결론은 명쾌하다. ‘칠불통게(七佛通偈)’에서 보듯, 부처로서의 삶이란 선(善)을 즐겨 행하고 악(惡)을 멀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교적 깨달음을 토대로 삶과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짚는다. 인간으로서 의 근원적 고통, 불화하는 세상,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왜 늘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애쓸 뿐,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려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타고난 신분에 의해 귀천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에 따라 귀천이 정해질 뿐”이라며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선행을 독려한다.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화음을 이루듯 닫힌 종교에서 열린 종교로”, “허깨비 놀음에 지나지 않은 사이버 공간의 세상, 상생과 순환의 진리  알면 극복할 수 있다”,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것, 이 무상한 현실 속에서 영원을 사는 방법이다” 등. 불교적 가르침이 녹아든 저자의 통찰과 해법은 궁극적으로 타인과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함께 잘 살고 함께 잘 죽는 것이 바로 존재의 이유다.

불교사회복지 발전에 이바지한 보각스님이 지은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에는 그간의 성실했던 구도행과 보살행이 오롯이 담겼다.

보각스님은 법문 잘 하는 스님으로도 명성이 높다. 하루 7번 강의를 위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한다. 강의 수입을 모두 남김없이 기부해온 점으로도 귀감이 된다. 욕심내지 말고 만족하는 삶을 강조해온 스님의 가르침을 작사가 양인자 선생이 듣고 쓴 가사가 바로 김국환의 〈타타타〉라고 한다. 남을 위한 강의와 법문, 사회복지 활동은 자신만을 다잡기 위한 수행이기도 하다. 하루도 거르지 않은 법화경 사경(寫經)은 현재 173권 째에 이른다.

책에서는 기도의 힘과 공덕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몸은 음식을 먹고 마음은 기도를 먹는다.” 기도란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발원과 참회, 즉 원력을 세워서 노력하는 것이며 잘못했을 때 부끄러워하고 그 잘못을 다시 안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믿는다. 

심지어 “맹목적인 소원성취에 매달리며 기도하는 것은 그릇된 것인데, 부처님이 그런 기도를 들어주셨다면 그건 부처님의 잘못”이라고까지 말한다. 기도의 힘은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발휘된다. 왜일까? 노력한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깨달음의 마지막 단계는 입전수수(入廛垂手)다. 세상에 나아가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해야만 진정한 부처의 삶이다. 보각스님은 눈물이 많다. 아프고 힘든 사람만 보면 눈물부터 난다는 스님에게 누군가가 어느 날 물었다. “스님은 왜 자꾸 우십니까?” 스님이 답했다. “남의 고통에 눈물 부조도 못 하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아픈 세상에 눈물 한 방울 보태는 일, 깨달음의 실천은 거기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지금껏 살았다. 부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사회복지사’로 오시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러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우연히 만난 거지에게 내복을 벗어주던 그 마음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

[불교신문3490호/2019년5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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