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사는 웰빙문화가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요즘이다. 웰빙바람을 타고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지는 사찰요리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군포 월광사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특별한 행사가 치러졌다. 

“이제부터 사찰요리 체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참가를 신청하신 분은 앞쪽으로 와주셔요.” 안내방송이 나가고 다소 생소한 사찰요리의 시연회와 호기심에 찬 신도들이 삼삼오오 미리 준비된 테이블로 모여들기 시작했다.<사진>

사찰요리 체험에 앞서 설명을 시작했다. “부처님께선 <불설불의경(佛設佛醫經)>을 통해 우리가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가는 아홉가지 인연에 대해 설법하셨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 아홉가지 중에 첫번째부터 다섯번째까지는 음식과 관련된 것입니다. 

첫째는 절기에 맞지 않거나 먹었는데 또 먹는 것, 둘째는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 셋째는 때에 맞지 않거나 다른 지방 혹은 다른 나라를 갔을 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함부로 먹는 것, 넷째는 소화가 되기 전에 또 먹는 것, 마지막은 대소변, 트림, 하품, 방귀 등 생리작용을 억지로 참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듯 부처님께서는 현대사회에 늘 회자되는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이미 강조하셨습니다. 사찰에서는 식사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고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음식은, 맛보다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가 더 크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TV에 여러가지 맛집과 요리 프로그램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 일상에서 음식이 있기까지 수고로웠던 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감사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은 사실 어려울 수 있지요. 그러나 오늘은, 마음가짐을 단정히 하고 식사가 아닌 공양을 우리 신도분들과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사찰요리 체험 참가자들은 남녀노소 모두 눈으로 보며 열심히 따랐다. 집에서 요리를 해본 적이 없다며 김치소를 능숙하게 배추 사이사이로 넣던 거사님, 그 옆에서 김치를 담그는 아버지를 신기하다는 듯 보고 있던 아이들, 팔순이 넘은 노모께 건강식으로 챙겨드리겠다며 열심히 따라하는 보살님, 모두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렇듯 우리 월광사의 부처님오신날 사찰요리 시연회 및 이웃과의 공양 나눔은 경기도 군포시에서 적극 지원을 해주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저 혼자 취하면 의미가 없다. 사랑으로, 나누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것에 결국 수행의 목표가 있는 것이라 여긴다. 이 행사가 이루어지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은 함께 의미있는 수행을 한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불교신문3489호/2019년5월25일자]

근범스님 군포 월광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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