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현장에서] 직접 꿴 염주 전투복 주머니에…
[포교현장에서] 직접 꿴 염주 전투복 주머니에…
  • 균재스님 육군 2사단 호국의선사 주지
  • 승인 2019.05.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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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들과 함께 연등을 밝히는 모습.

불교 4대 기념일 중에 가장 성대한 행사가 진행되는 부처님오신날. 깊은 산 자그마한 사찰부터 도심 속 큰 사찰까지 곳곳마다 아기 부처님을 맞이하는 시끌벅적한 생일잔치로 사부대중이 온통 흥겨웠던 5월을 배웅하며, 군 사찰 불자 장병들과 더 신나게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내년으로 기약한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라는 봉축 표어가 특히나 인상깊게 남았다. 그 이유는 간결하면서도 다양한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올해의 표어를 통해, 현대사회의 우리 불자들이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할 실천수행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부처님 탄생의 기쁨과 의미가 잘 담겨있는 표어가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을 더욱 빛나게 했다.

위대한 스승이자, 철저한 수행자이며, 거룩한 성인이신 석가모니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라 말씀하신 과거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따라, 군법당에서는 미래 부처님들과 함께 부지런히 자신을 닦아 나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4주~5주 동안은 부처님의 생애를 팔상성도에 맞춰 살펴보면서, 다시금 부처님께서 태어나심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일깨워주곤 한다.

몇 해 전, 전곡에 위치한 군사찰에서 소임을 살 때 당시 군종병들과 제등행렬을 했었다. 영내법당으로 야간법회 이동 간에 제한이 없었던 덕분에 부처님오신날 저녁, 각자 자신의 발원을 담아 연등을 만들고 불을 밝혀 법당 앞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대표 군종병의 석가모니불 정근 목탁 소리에 맞춰, 대대 군종병들이 선두에서 대열을 이끌며, 부대 지휘소, 연병장, 수송부, 중대 행정반 등을 차례로 밝혔다. 그렇게 온 부대를 돌아 부대와 장병, 장병의 가족과 모든 중생들을 위해 정성스레 정근하며, 법당에 다시 돌아오니 함께한 장병들의 숨소리는 거칠었지만 눈빛만큼은 어둠을 밝힌 연등처럼 자비와 지혜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어느새 해묵은 추억이 되었지만, 그날의 따뜻한 마음은 매년 부처님오신날마다 새록새록 떠오르곤 한다. 사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불자보다 더 많은 종교 순례자들의 믿음직한(?) 간식 보급처이다. 그러다보니 무교는 물론이거니와 타종교 신자들의 성지 순례로 법당 가득,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이다. 나는 그럴수록 그런 장병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는 한다. 다양한 어울림 마당을 통해 군 사찰에서도 부처님오신날이 축제의 장이자,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호응이 높았던 이벤트는 ‘1배 1알’ 자신만의 염주 만들기로, 원하는 색상의 염주알을 고른 뒤, 자신 또는 부모님, 여자친구를 위해 정성스레 한번 절하고, 한 알을 꿰어 합장주를 만들어가게 했다. 다 완성된 염주를 전투복 주머니에 귀히 넣어 가며, 장병들은 더없이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도 가장 역동적인 축제인 ‘부처님오신날’을 신명나고 신심나게 잘 회향하였다. 이제는 내 주위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 하신 부처님의 뜻을, 내 삶에 온전히 실천해야할 때가 되었다. 그렇게 군법당에서 만난 미래의 부처님들과 함께, 또다른 부처님 오신 날의 주인공이 되고자 부지런히 자신을 닦아 나아가는, 여기는 군포교 현장이다.

[불교신문3489호/2019년5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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