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재원 생활참선 수료식에서 만난 사람들

중도에 철저한 이해와 수행
날마다 좋아지는 삶의 단계

틈날 때마다 화두 들면서
만약 지금 부처님이라면…
되묻다보면 올바른 길 찾아

불기 2563년 하안거 결제를 이틀 앞둔 지난 17일, 불교의 대표 수행법인 간화선을 배우고 실천하며 참 자유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재가자를 대상으로 참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불교인재원 교육 현장에서다. 돈 벌고 아이 기르며 살아가느라 바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면서도,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뜻하는 보통 명사 ‘붓다’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새로운 발심으로 참선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날 만난 이들은 불교인재원 생활참선 입문반을 모범적으로 수료한 대표 4인방.

예비 초등교사 양성에 평생을 헌신하고 지금은 불교 상담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인수 부산교대 명예교수(87), ‘절오빠 절언니’ ‘붓다클래스’ 등으로 불교의 새바람을 일으킨 열혈 청년 강민지(39), 20대 초반 성철스님과의 만남 이후 신실한 불자의 길을 걷고 있는 강경숙 보살(61), 무역업에 종사하는 전문인 이수연(52) 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하루 5분 참선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질 수 있다며 참선 수행에 무한신뢰를 보였다. 불교의 핵심 가르침 중도에 대한 철저한 이해로 수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반응이다.

“제목 그대로 생활 속 참선이잖아요. 철저히 제 생활 안으로 끄집어냈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종각역에서 전법회관까지 걸어갈 때, 심지어는 좌욕할 때도 5분, 10분씩 딱 화두를 꺼내놓고 참선에 듭니다. ‘어째서 삼서근이라 했는고’라는 화두를 받았는데, 길어서 좋아요.

잡생각이 사라져요. 차츰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집중이 잘 되니까 생각지도 못한 창의력이 계발되고, 타인의 이야기에 수용과 공감이 아주 잘 되면서, 소통이 원만하고 평화롭고 행복이 충만해 지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김인수).”마음이 굉장히 밝아지고 지혜로워지는 것을 느낀다는 답변도 이어진다.

“스스로 부처라는 것을 자각하고 화두를 들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어요. 참선을 생활화하면서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번뇌 망상에 빠져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시간이 굉장히 빨라졌다는 점이죠. 그때 화두를 챙겨 내 안으로 들어갑니다.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되묻다보면 바른길로 가게 됩니다.” (강경숙)

직장인에게도 수행은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각종 욕망과 직장 등에 휘둘리느라 팽개쳐 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매일 108배를 하고 5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좌선을 하고 있어요. 보통 일어나자마자 하는데, 못 하면 퇴근 후 가까운 절에 가서 하고, 이것도 안 되면 자기 전 실천에 옮기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것처럼, 참선을 해보니 바른 수행의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어떻게 살아야 되나’하는 불안감도 줄어들었죠. 화두를 들고 나서 드는 생각이나 느낌을 최대한 솔직하게 일지로도 남기는 작업도 하고 있어요. 같은 공부를 하는 분들이 읽어보고 조금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강민지).”

“늘 화두를 챙기게 되면서 참으로 시간이 귀하다는 것을 몸소 체득하고 있어요. 짧은 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또 한달, 내 인생 전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정신이 퍼뜩 들더군요. 과거엔 나를 돌아보려는 노력자체가 없었다면, 지금은 3분이든, 5분이든, 10분이든 해 볼 수 있는 만큼 매일매일 참선을 하고 있어요(이수연).”

수료식 현장에서 5분 참선을 하는 엄상호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교육생.

입문반으로 기본기를 다진 이들이 내놓는 향후 계획도 남다르다. 수행 방향을 묻자 다양한 답을 쏟아냈다.

특히 강 씨는 간화선을 세상에 널리 알려 세상을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거의 매달 3년째 참여하고 있는 불교 밖 명상 모임이 있는데, 구글캠퍼스에서 매달 열리는 창업가들을 위한 명상 모임인 ‘gPause’라는 곳입니다. 명상을 다양한 주제와 접목해 발표하고 토론합니다. 불교도 대중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채널들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거부감 없이 참선이나 명상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드는 일도 필요합니다. 생활참선 심화과정과 전문가 과정까지 꾸준히 공부해 장래에 간화선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강민지).”

이수연 씨도 간화선을 통해 늘 깨어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5월 말부터 인재원에서 경전공부 하고요~ 8월 말 참선 심화반을 시작해요. 주말을 활용해 봉정암에서 철야기도도 하려고 합니다. 올 1월 제 자신과 약속한 3000배도 할 거예요. 몸과 마음이 생활 참선에 늘 향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 자유의 길을 간다는 것은 멀고도 험하지만 도반들과 함께라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참선을 하고 싶어도 길잡이가 없어 쉽지 않았다”는 강 씨는 “인재원이라는 선지식을 만나 정법을 배웠다”며 강좌를 적극 추천했다. 김 교수도 “성철스님의 백일법문을 재미있게 배웠다”고 말했다.

불교인재원도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참선 수행에 입문 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엄상호 이사장은 “보다 많은 이들이 중도의 삶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공부하며 튼튼한 수행공동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489호/2019년5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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