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직지사-자비명상 플럼빌리지 법사단 초청 집중수행

자비명상은 5월16일부터 19일까지 제8교구본사 직지사 설법전에서 플럼빌리지 법사단 초청 집중수행을 실시한다. 사진은 5월17일 이완명상을 마친 참가자들이 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현대인들은 괴롭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치기도 한다. 공동체 문화의 쇠퇴, SNS의 발달 등으로 인해 인간관계도 제한적이고 스트레스와 피로, 우울 등으로 정신은 멍들어 가고 있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현재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감내하는 것도 모두 안정적이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다.

이같은 현대인들을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수행의 장이 열렸다. 제8교구본사 직지사(주지 법보스님)가 주최하고 명상보급과 마음치유에 앞장서고 있는 자비명상(대표 마가스님) 후원으로 열린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 법사단 초청 집중수행이 그것이다. 집중수행은 지난 16일 입재해 오는 19일까지 3박4일간 제8교구본사 직지사 설법전에서 진행된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집중수행 현장을 오늘(5월17일) 찾았다.

플럼빌리지 법사단 초청 수행을 위해 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은 1년 전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명상 대중화를 통해 한국불교 수행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취지였다. 

자비명상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플럼빌리지 법사단은 팝쨧스님, 팝휘스님, 팝웬스님, 닷웬스님, 다이안스님, 디엔임스님, 아옹임스님 등 7명. 틱낫한스님의 제자로 활동하는 스님들과 플럼빌리지에서 출가해 수행하며 법사 자격을 갖춘 스님들이다. 특히 이번 수행은 마가스님이 직지사 수련원장 소임을 맡은 이후 첫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얼굴엔 미소! 마음엔 평화!’를 주제로 진행된 집중수행에는 전국에서 60여 명이 참가했다. 당일 참가자를 비롯해 1박2일 등 개인별 일정에 맞춰 참가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80여 명에 달한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수행에 동참하게 된 계기도 각양각색이었지만 세계적인 명상수행자 틱낫한스님이 이끄는 플럼빌리지 수행을 체험하고 마음의 평화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집중수행을 위해 맞춰 입은 보라색 티셔츠에 새겨진 ‘happiness is here and now(행복은 지금, 여기에)’라는 문구처럼 참가자들은 지금, 여기에서 수행을 통해 마음의 행복을 찾는데 집중했다.

이날 수행은 걷기명상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데 이어 반복된 일상으로 지친 몸을 이완하며 호흡을 통해 온 몸의 감각을 느껴보는 이완명상으로 진행됐다. 이완명상 지도는 현재 태국 플럼빌리지에서 수행하며 어린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아옹임스님이 맡았다. 명상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참가자들인 설법전에 누워 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대인들의 삶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몸을 내려 놓고 쉬는 일입니다. 호흡을 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에 집중해 보길 바랍니다. 감정과 걱정, 생각은 모두 내려놓고 온 몸을 편안하게 이완합니다. 눈과 귀와 입과 어깨, 팔과 다리, 몸 전체를 있는 그대로 느껴 보세요. 자신의 몸에 모든 사랑과 자비를 보내면서 몸 자체가 기적임을 알아보세요.”

아옹임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이완명상에 깊게 빠져 들었다. 북적이던 설법전이 이내 고요해졌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나무를 흔드는 바람소리와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만이 설법전으로 흘러 들어왔다. 명상 중간 중간 스님이 부르는 노래는 참가자들이 명상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완명상에 이어 수행의 소감을 공유하는 법담 나누기 시간. 참가자들은 조를 나눠 허심탄회하게 수행을 통해 느낀 체험을 나눴다. 일상을 떠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행복하다, 명상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그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근심이나 고민, 스스로를 괴롭혔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랑하는 딸과의 갈등, 세상을 떠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쉽게 분노하고 화를 내던 모습 등 평소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털어 놓으면서 눈물을 보이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가슴에 담아뒀던 문제들은 소감을 나누는 동안 서서히 사라졌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위로를 전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갔다.

김나연(법명 대덕화) 씨는 “플럼빌리지에 가보는 것이 목표였는데 아직까지 가지 못했다. 언론에서 플럼빌리지 법사단 초청 수행 소식을 듣고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참가하게 됐다”며 “수행을 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환희심이 나고 좋았다. 특히 스님들의 맑은 모습을 보니 저절로 환희심이 나는 것 같다. 이번 수행 체험을 계기로 앞으로 더 열심히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경희(법명 연기) 씨도 “대구 청보리숲유치원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 수행을 통해 몸으로 체험하며 명상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편하고 자유롭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수행을 마치고 돌아가 아이들의 편해질 수 있도록 음악과 숲을 활용한 명상 프로그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은 “지금 이순간,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한국불교 수행과 플럼빌리지 수행이 함께 함으로써 우리들의 삶이 행복으로 가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1년에 1~2회 정도 정기적으로 플럼빌리지 수행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준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비명상은 18일 걷기명상과 토크쇼, 이완명상과 법담나누기에 이어 19일 마음챙김 수행 수계식으로 집중수행을 회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 용인 행복선원, 오는 21일 서울 현성정사에서 하루수행 실시할 예정이다.

이완명상 중인 참가자들.

 

 

 

수행 소감을 공유하는 법담 나누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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