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복지 수혜 받은 부산 부곡암 법준스님과 정수스님

부산 부곡암은 4대가 함께 하는 사찰이다. 1950년에 출가해 올해 세수 91세를 맞은 법준스님, 상좌인 정수스님 역시 세수 83세 고령이다. 정수스님 상좌인 부곡암 주지 선공스님과 손상좌 경진스님이 전법포교를 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법준스님과 정수스님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노인장기요양보험 4등급 판정까지 받았다. 부곡암에서 재가요양 중인 두 스님에게 승려복지회는 지난해부터 노인장기요양급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은사 법준스님은 부곡암을 창건해 상좌 정수스님과 함께 60년가량 사찰을 일궜다. 평생 도량 불사와 신도교육과 포교 외에는 시선 한번 돌리지 않고 정진해 온 스님들인지라 스스로 노후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병마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상좌 정수스님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데 이어 법준스님까지 치매 진단을 받은 것이다. 구순을 넘긴 법준스님은 거동이 가능한데 비해 정수스님은 병세가 더 악화됐다. 무릎으로 걸음을 겨우 걸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졌고, 치매진행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재 두 스님은 사찰에서 재가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한다. 스님들 속가 동생이 출퇴근하며 간병을 하고 있는데, 오전9시부터 오후2시30분까지라 나머지 시간은 정수스님 상좌인 부곡암 주지 선공스님과 손상좌 경진스님의 몫이다. 

불사하랴, 포교하랴 바쁜 스님들이지만 두 스님을 돌보는 일에 소홀할 순 없다. 특히 두 스님이 사찰을 떠나 요양원에 입소하길 원하지 않고, 또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스님들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공스님은 “두 스님 모두 어린 나이에 출가해 평생을 사찰불사하고 수행해왔는데 고령에 병마를 얻어 안타깝다”며 “모실 수 있는 환경까지는 사찰에서 충분히 살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승려복지회가 본인부담금과 식사재료비를 지원해주고 노스님 입원진료비도 지원을 받았는데 사중에 도움이 된다”며 “조계종 스님의 일원으로 종단으로부터 입원진료비와 요양비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인사했다.

은사 스님과 함께 노스님과 상노스님을 보살피며 3개월마다 요양비 신청업무까지 대신하는 경진스님 역시 승려복지제도의 중요성을 공감했다. “승려복지회 후원에도 동참해서 저희보다 더 힘든 스님에게 병원치료나 요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들을 위한 전문요양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님들이 함께 치료를 받으면 사찰에 지내는 것처럼 심신안정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불교신문3488호/ 2019년5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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