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도연스님 지음 담앤북스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  

도연스님 지음
담앤북스

요즘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불교 관련 키워드를 꼽으라면 ‘도연스님’도 포함된다. 카이스트(KAIST) 출신이라는 이력이 일단 솔깃하다.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었으나 2006년 돌연 출가했다. 그래도 ‘스펙’은 어디 가지 않는다. 유튜브와 네이버 등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명상법을 소개하며 ‘엘리트 스님’으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중이다. 

2016년 사미계를 받았다. 아직은 예비승 신분이지만 포교현장에서는 이미 현역이다. 서울 봉은사에서 대학생 지도법사로 일하며 강남 한복판에서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명상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각종 공공기관에서 명상을 가르친다.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는 명상을 통해 청년들이 더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카이스트 출신 엘리트
출가해 청년포교 매진
젊은이들 스트레스
해소할 명상법 교육

책의 화두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고 있나요?’ 잠깐의 휴식마저도 시간낭비로 여길 만큼 바쁘고 초조한 요즘 젊은이들을 향해 따뜻하게 안부를 묻고 있다. 잠 잘 시간을 줄여서 자기계발을 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 주세요>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그냥 흘려보내면’ 쉽게 자책하고 불안해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여유와 자기 사랑의 방법을 알려주는 명상에세이다. 

사실 저자 본인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카이스트 재학 시절까지 치열하게 공부하며 높은 스트레스를 견뎠다. 항상 ‘1등’에 목마르고 쉬어도 쉬지 못하는 삶을 뼈저리게 경험해왔기에, 그가 들려주는 스트레스 탈출법은 상당한 타당성과 진실성을 갖는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면 우선 절제해야 한다.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어쩌면 마음이 너무 과도하게 나돌아 다니기 때문이다. 남보다 뛰어나길 바라는 욕망 탓에 마음이 혹사당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은 원천적 이유는 과도한 욕심 때문이에요. 불안은 지나친 탐욕에서 나옵니다. 자신이 어떤 욕심에 사로잡혀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시험 결과가 나오는 날, 적당한 긴장을 넘어 과도한 불안으로 힘들다면 그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노력한 만큼 받겠다는 평정심이 있다면 괴롭지 않습니다(50쪽).” 

그런 점에서 ‘포기’는 내려놓음이 주는 하나의 선물일 수 있다. “밖의 일에 대한 과도한 신경은 내면을 살필 여유를 갉아먹습니다. 삶의 숙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는 것보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 하나를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는 편이 더 낫습니다(117쪽).”

<잠시 멈추고 나를 챙겨주세요>는 미래에 대한 고민에 지친 청년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여러 해법을 담았다. 사진은 대학생들이 산사에서 참선을 체험하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좋은 치료제다.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말한다. “나의 삶이 지금, 방황과 혼돈으로 느껴진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지닌 우주적 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주는 카오스의 상태에서 코스믹 에그(Cosmic Egg)를 거쳐 코스모스(Cosmos)라는 조화로운 상태로의 변혁을 이루었습니다. 현재의 정체와 더딤을 내 삶의 새로운 우주를 만들기 위한 준비라고 여기는 거예요(147쪽).” 

결론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자연스러운 것은 가장 나다운 것입니다. 자연이 자연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느껴지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는 자체만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138쪽).”

물론 쉬고 싶지 않은 사람 없고 긴장을 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 방법을 잘 모르니까 문제다. 마음을 이완시키는 과정과 연습까지 섬세하게 안내한다는 것이 책의 장점이다. 머리를 식히는 방법,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 산만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들어있다. 챕터별 문단별로 안내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각 챕터 마지막 코너에서는 스마트 폰을 통해 스님의 육성을 들으며 언제 어디서나 명상을 연습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