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 김천 백수문학관서

백수 정완영 시인.

“바람 한 점 없는 날에, 보는 이도 없는 날에/ 푸른 산 뻐꾸기 울고, 감꽃 하나 떨어진다/ 감꽃만 떨어져 누워도 온 세상은 환!하다.// 울고 있는 뻐꾸기에게, 떨어져 누운 감꽃에게/ 이 세상 한 복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그 자리라며, 감꽃 둘레 환!하다.” 백수 정완영 시인의 시 ‘감꽃’이다.

‘시조문학의 큰 산맥’인 백수(白水) 정완영(鄭椀永) 시인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세계와 삶을 되짚어보는 작은 음악회가 펼쳐진다. 사단법인 백수문화기념사업회(이사장 정준화)는 오는 18일 오후4시 김천 백수문학관 앞뜰에서 ‘제8회 백수 문화 기념음악회-5월 감꽃음악회’를 개최한다.

음악회는 정준화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아리 아리랑’ ‘인연’ ‘백조의 호수와 마술피리’ ‘황금산의 백도라지’ ‘나 항상 그대를’ ‘혼자가 아닌 나’ ‘누구 없소’ ‘불장난’ ‘Power Up’ ‘춪배의 노래’ ‘사랑으로’ 등을 독창, 독주, 가야금 연주, 4중창, 합창 등을 선보인다.

특히 정완영 시인의 시 작품에다가 곡을 붙인 ‘청추(淸秋)에’ ‘추풍령’ ‘애모’ 노래도 독창과 4중창 등으로 불린다. 아울러 김석인 선생이 정완영 시인의 시 ‘조국’을 낭송하는 시간도 갖는다.

정준화 백수문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초대글에서 “올해 오월 산하의 푸르름이 유난히 더 짙푸르다고 느끼는 것은 직지사 범종 소리가 산과 들을 물들이며, 청석에 각인된 비문처럼, 우리들 가슴속에 푸르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백수문화기념사업회 창립 3주년, 가신지 3년, 탄생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음악제인 감꽃음악제를 여는 만큼 많이 참석해 백수 선생님을 같이 추모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백수문화기념사업회가 지난 1월26일 김천 백수문학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백수 정완영 선생 추모제-겨울나무 음악회’. <불교신문> 자료사진.

독실한 불자였던 백수 정완영 시인은 1919년 11월11일 경북 금릉군 봉산면에서 출생했다. 1947년 동인지 <오동(梧桐)>을 펴냈으며, 1960년 <국제신보>와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대표 시조 작품인 ‘조국’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품이다. 1966년 이호우 시인과 영남시조문학회를 창립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이사(1976년), 한국시조시인협회장(1992년)을 역임했다.

1994년 김천 직지사 경내에 ‘직지사 운(韻)’ 시비가 세워졌다. 2008년에는 직지사 앞에 백수문학관이 개관했다. 2016년 8월27일 향년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 시인은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고 한국문학상, 김천시 문화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육사문학상, 유심특별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 ‘조국’ ‘분이네 살구나무’ ‘부자상(父子像)’ ‘바다 앞에서’ ‘배밭머리’ ‘봄 오는 소리’ ‘풀잎과 바람’ ‘호박꽃 바라보며’ ‘물수제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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