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이는 뭇 사람 사랑받고 

좋은 이름 널리 두루 퍼지며

어질고 착한 이를 즐거이 벗하나니

그 목숨을 마쳐도 마음 항상 즐거우리.

- <불소행찬> 중에서


어려운 형편에도 늘 봉사하고 보시하는 불자님이 계시다. 4년 설득 끝에 한 분을 절에 데리고 갔는데, 주지 스님이 재물 보시를 해야 부자가 된다고 하는 바람에 마음이 상했더랬다. 미소도 보시요, 고운 말도 보시요, 몸으로 봉사하는 것도 보시니 과보 따위는 신경쓰지 말라고 위로했다. 같은 씨도 어느 밭에 뿌리느냐에 따라 결실이 다른 법이고, 보시는 어떤 형태든 다 공덕이라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 재물 보시는 많이 못해도 좋은 일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용기를 주었는데, 몇 날이 못 되어 좋은 소식을 알려 왔다. 절에 데리고 온 분이 정부지원을 적잖이 받게 되었단다. 용기를 북돋우고 부처님을 향한 신심을 잡아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 문자를 받는 순간 나도 덩달아 참 행복해졌다.

바른 마음, 위로하는 마음이 행복을 준다. 그러니 우리는 보시가 어떤 인연의 과보와 결과를 불러올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비가 내리고 햇빛이 비치면 저절로 꽃이 피고 벌 나비가 모이고 열매를 맺는다. 오로지 할 뿐인 것.

[불교신문3486호/2019년5월8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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