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미얀마 에야와디주 한 마을의 주민대표 및 교사들을 대상으로 재난위험 경감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모습.

미얀마 에야와디주에서 대피소와 다리 그리고 도로를 건설하며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운영하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미얀마 프로젝트 매니저로의 파견을 제안했을 때, 많은 고민이 되었다. 태풍 ‘나르기스’로 인해 1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역, 우기에는 홍수가 자주 발생해 극심한 피해를 입는 삼각주 지역, 정부 및 NGO의 접근이 거의 없는 열악한 현장. 이런 어려운 환경의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었고, 이러한 제안은 나로서는 영광이었다. 

재난위험경감(DRR-Disaster Risk Reduction)사업은 재난을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잦은 재난이 발생하는 지역에 조기경보시스템을 갖춰 재난피해를 최소화 하고, 대피요령을 교육하는 활동은 잦은 재난이 발생되는 지역에는 특히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양곤에서부터 사업장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가 않았다. 1차 거점지역까지 9시간이 걸려 이동한 후, 그 지역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해 3시간 반 동안 좁은 강줄기를 일명 ‘퉁퉁배’를 타고 건너 사업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외국인들을 좋아하는 모기들이 많이 있고, 잦은 정전과 후덥지근한 날씨로 항상 내 몸에는 땀이 흘렀다.

하지만 대부분 불교를 믿는 주민들은 순박하고 정이 많았기에 현지어를 못하는 외국인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줬다. 전기도 없이, 타지에서의 접근이 어려운 사업현장은 언제든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가스가 없어 항상 나무를 태워 요리를 하고, 나무로 집을 만들어 생활을 하는데, 나무가 점점 줄어들며 강물이 높아질 때의 홍수 위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재난위험경감 전문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17개 마을과 12개 학교에 재난위원회를 조직해 주민대표 및 교사들을 대상으로 재난위험 경감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이번에 조직한 재난관리위원회는 재난의 피해를 자신들이 몸으로 겪었기에 다시는 그때의 피해를 겪지 않도록 자발적이면서 열정적으로 단결돼 단기적이지만 강력한 형태가 됐다. 지금은 재단과 협력단체와 함께 운영되고 있지만, 미래에는 재난관리위원회가 있어 재난을 예방하는 주체로 우뚝 서지 않을까 싶다. 

지난 5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은 보장해야 하기에 재난위험경감은 정말 필요한 활동이라고 느꼈다. 주변을 보면 아직 재난위험경감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기에 2019년 한 번 더 대피소와 다리, 도로를 포함한 2년차 재난위험경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후에 더 많은 분들에게 이 활동을 알리는 작은 목표를 남기며 글을 마친다. 

[불교신문3486호/2019년5월8일자]

김연상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미얀마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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