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본부장 정념스님
[특별인터뷰]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본부장 정념스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9.05.07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대중공사’로 종단과의 플랫폼 역할 수행”
지난 4월29일 조계종 백년대계본부장 정념스님을 만나 미래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
예측 못한다면 도태될 것
절박함 갖고 대비해야…

한국불교 밝은 미래 위해
‘불자들 관심과 공감’ 당부

온라인·미디어 적극 활용
미래 비전 혁신안 다루는
화합과혁신위원회 만들겠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최근 종단의 미래를 기획하는 백년대계본부의 본부장으로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백년대계본부장 소임을 시작한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정념스님에게 미래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4월29일 서울 전법회관 백년대계본부장 집무실에서 정념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미력하지만 한국불교와 종단의 미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정념스님이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본부장 임명장을 받은 직후 했던 일성이다. 이처럼 정념스님이 확고하게 갖고 있는 백년대계본부 운영 철학은 ‘미래 대응 전략 수립’이다. 

스님의 백년대계본부 구상의 시작은 ‘한국불교 위기’라는 현실 진단에서부터 시작됐다. 세상은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사회·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온 몸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탈종교화 흐름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한국불교와 종단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역량과 대응방안이 미흡하다는 게 정념스님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불교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절박함’이었다. 지금 변화의 물결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고도로 정보화된 초연결사회이며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지금 있는 종교가 미래에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맞게 우리들도 미래불교를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 정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대략적으로 ‘앞으로 불교 공동체는 출가자 중심인지 아니면 승가 중심으로 할지’ 또는 ‘갈수록 출가자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종단 운영을 어떻게 할지’ 등의 제도적인 문제가 놓여 있다. 그러나 정념스님은 세세한 제도 정비는 입법 기능을 하는 중앙종회 등에 맡기고 백년대계본부는 올바른 방향으로 큰 그림을 그려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불교다움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색깔을 입힌 변화를 제시했다. 아무리 부처님 가르침이 훌륭하지만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정념스님은 “이미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종교적 콘텐츠는 하나의 문화로 현대인에게 널리 퍼져있다”며 “현대인에 맞는 불교적 콘텐츠를 개발하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회와 소통하며 보편성을 지닐 때 비로소 불교의 가치가 올라간다”며 “불교가 현대인의 삶에 유익한 종교로서 실천 사유가 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정념스님이 백년대계본부장과 함께 위원장으로 겸직하고 있는 화합과혁신위원회 구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정념스님은 화합과혁신위원회를 종단 미래 비전을 연구하고 다듬는 창구로 구상중이다. 결국 종단 미래 비전이라는 ‘혁신’안을 주제로 사부대중이 함께 좋은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화합’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화합과혁신위원회의 모태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대중 공의를 모았던 ‘사부대중공사’에 있다. 

다만 운영 방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념스님은 “사부대중공사는 많은 대중이 모이다 보니 대화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며 “화합과혁신위원회는 30명 정도로 결합해 압축적이고 긴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종단 안팎에 다양한 관점을 지닌 분들을 섭외 중”이라며 “부처님오신날 이후에 위원회 발족이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화합과혁신위원회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온라인 대중공사’를 활용해 종도와 종단을 잇는 소통창구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스님은 “온라인 상에 가칭 ‘총무원이 듣습니다’라는 플랫폼을 통해 정책 제안, 토론 안건 제안 등을 받고 한편으로는 주제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구하기도 할 것”이라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종도들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한 사람의 주도적인 능력보다는 집단 지성의 힘’을 신뢰했다. 그렇기에 모든 종도들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에 관심과 공감을 갖고 참여해주길 요청했다. 특히 스님은 주인된 마음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총무원이라는 조직이 종단이 아니라 종도와 불자들이 곧 종단이라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주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행할 때 그 조직은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 불자들은 물론 불교와 인연 있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스님은 불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역할을 해주길 부탁했다. 불교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하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교리적 가르침이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스님은 “아무리 미래가 풍요롭고 편리한 사회가 되더라도, 탐·진·치로 인한 근본적인 고통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불교는 21세기 정보·생명공학 기술혁명에 의한 패러다임 전환 시대에 대안적 사상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정념스님은…

희찬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사미계를 1985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오대산 상원사에서 수선안거 이래 42안거를 성만했다. 제11~13대 중앙종회의원으로도 활동하며 종단 발전을 위한 입법 활동에 진력했다. 대사회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현재 나눔의집 이사, 지구촌공생회 이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소임을 수행하고 있다. 강원종교평화협의회 대표회장으로서 종교화합에도 앞장섰다. 2004년부터 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소임을 맡으며 교구발전과 화합에 힘쓰고 있다. 

[불교신문3486호/2019년5월8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