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대신 지역사회 ‘상생‧소통’ 선택
입장료 대신 지역사회 ‘상생‧소통’ 선택
  • 박봉영 기자│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 승인 2019.05.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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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무료 산문개방의 의미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와 지리산 천은사(주지 종효스님)는 4월29일 천은사에서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폐지’와 관련한 관계기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이날부터 입장료를 폐지했다. 산문 무료 개방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양보 통해 갈등해소 상징성
향후 입장료문제 해결 기대

구례 천은사가 지난 4월29일 문화재구역입장료를 폐지했다. 지난해 주지로 부임한 종효스님과 소속 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이 지역사회와 관계기관과 양보와 협력을 통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이번 천은사 무료 산문 개방은 갈등의 현장에서 상생의 현장으로 거듭난 사례라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지난 30여년간 문화재구역입장료 징수 문제로 발생한 갈등을 해소하고 입장료에 쏟아진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천은사와 화엄사가 입장료 징수로부터 빚어진 시시비비를 털어버리고 관광 및 탐방 활성화를 바라는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요구도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입장료라기 보다 통행료를 징수한다는 비난 섞인 원망을 쏟아냈던 지리산 탐방객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천은사 입장료 문제는 강제적인 지리산국립공원 지정과 지리산관광도로 개설로 시작됐다. 정부는 1967년 전체 공원 면적의 14%에 해당하는 1157만㎡(350만평)가 천은사 소유임에도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데 이어, 천은사 소유지를 강제 편입해 군사작전도로를 개설했다. 1988년에는 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관광도로로 전환했다.

정부의 일방통행은 40년째 이어졌다. 정부는 2007년 국립공원입장료를 일방적으로 폐지함으로써 문화재구역입장료를 징수하는 불교계로 불만의 시선을 돌렸다. 도로통행 만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리산 관광객과 탐방객들의 불만과 법적 소송이 이어졌다. 토지를 도로 부지로 내놓은 사정과 지리산 생태환경과 문화재 보존을 위해 노력해온 천은사의 공로는 가려진채 마치 부당한 통행료를 받는 것처럼 인식된 탓이다.

조계종단은 천은사 외에도 입장료와 관련해 책임과 비난을 사찰로 전가시키는 정부의 일방적 문화재‧공원 정책의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번 천은사 사례가 문화재 및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수행환경 및 재산권 침해, 종교활동 방해 등을 감내해온 사찰과 종단의 노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사찰과 지역사회, 나아가 종단과 우리 사회가 상생과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며 “종단과 정부, 지자체, 관계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입장료 문제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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