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회색빛을 띠고 있는 네팔 카트만두의 하늘. 지금은 지진의 여파로 먼지가 가득하지만, 이 자욱한 먼지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오늘도 재건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바로 온 국민이 외부활동을 자제해야할 정도로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임시휴교령이 내려졌다거나 그나마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는 등 다양한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을 갑작스레 맞닥뜨린 한국은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문득 제가 네팔에 처음 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제가 상상했던 네팔의 모습은 말 그대로 천연 자연 그대로의 맑고 깨끗한 하얀색의 이미지였습니다. 아무래도 네팔하면 가장 먼저 눈으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절경을 떠올리게 되니, 당연히 네팔은 맑고 깨끗한 공기로 숨 쉴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일거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하자마자 제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마스크였습니다. 그리고 첫 일주일간은 눈이 너무 따가워 최대한 눈을 감고 있어야 했습니다. 바로 카트만두의 높은 미세먼지 농도 때문이었지요. 상상이 가시나요? 

오늘도 미세먼지 농도 191㎍/㎥을 기록하고 있는 카트만두는 매일 100㎍/㎥ 이상의 농도를 유지하고 있는 먼지로 가득한 도시라는 사실을요. 

2015년 4월 대지진 이후 카트만두는 지진으로 무너진 수많은 건물들의 재건복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아름다운동행이 이곳을 찾은 이유도 바로 재건 복구사업을 위함이었습니다. 카트만두에서만 6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 이후 약 4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아직까지도 카트만두 전역은 건물부터 상·하수도, 도로, 다리 등 수많은 공사현장들로부터 날아오는 먼지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공사현장들을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매캐한 매연을 내뿜어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태워지고 있는 쓰레기들 또한 카트만두의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주범들일 것입니다. 

지난 지진 피해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카트만두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듯 보입니다. 무너졌던 건물들이 새로이 지어지고, 비가 오면 물이 고이던 오래된 도로 아래 견고한 상하수도 시설이 설치되는 공사가 매일 매일 반복되고 있지요.

지난 지진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질 때쯤이면 카트만두를 가득 메우고 있는 이 자욱한 먼지들도 모두 사라질까요? 히말라야와 어우러져 상쾌한 공기를 자랑하는 포카라처럼, 카트만두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걱정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상쾌한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래봅니다. 

[불교신문3484호/2019년5월1일자]

이해나 아름다운동행 네팔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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