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MBC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유독 불교계를 집요하게 건드리는 나쁜 역사를 가진 MBC의 못된 행태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재발했다. 이번에는 조계사가 희생양이 됐다. 템플스테이 사업을 총괄하는 불교문화사업단 예산으로 적법하게 진행한 템플스테이관 불사가 마치 비리의 복마전인양 보도해 조계사 신도와 불자들의 공분을 샀다. 

MBC는 취재 과정에서 여행사 직원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사칭하는가하면, 조계사가 충분히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자신들 입맛대로 내보냈다. 특히 관련 보도가 나간 날은 조계사가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가장 공을 들이는 동자승 출가날이었다. 모든 방송과 매체가 동자승 출가를 보도하는 날 MBC는 이에 찬물을 끼얹는데서 나아가 아예 잔치상을 뒤엎었다. 의도적으로 날을 골랐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MBC의 이같은 행태는 한 두 해에 걸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해는 확인되지 않은 총무원장 스님 관련 의혹을 내보내 종단을 큰 혼란에 빠트리고 한국불교 위신을 추락시켰다. 1993년 6월에는 불국사 통일대종이 부정과 비리가 있는 것처럼 내보내 불교와 불국사를 망신주었다. MBC는 공사비를 부풀리는가 하면 멀쩡한 종이 부실한 주조로 인해 깡통소리가 난다는 식으로 허위 보도했다. 실험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방송은 사과나 정정 보도를 하지 않았다. 

수업하는 여학생을 억지로 불러내고 카메라를 숨겨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등 취재 과정의 윤리를 저버려 오직 시청률 올리기에만 혈안이 됐던 원주 소쩍새 마을 보도 등 MBC의 불교계 죽이기 역사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MBC의 불교계 흠집 내기 완결판은 불교를 부패집단으로 몰고 스님들을 범죄자 파렴치범으로 연일 방송했던 10·27 법난 방송이다. 당시 다른 언론도 동조하고 신군부의 위세 앞에 불가피했던 상황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 책임 마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10·27법난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하는데도 이에 동조한 MBC를 비롯 언론은 사과 한 마디 안했다. 

방송은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사과 한마디 없이 넘어갔지만 불교는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보도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년이 넘었지만 잘못된 통일대종 보도는 여전히 국민들 뇌리에 각인돼 있으며 40년이 된 10·27 법난 방송 후유증은 지금도 치유되지 않았다. 소쩍새 마을 보도로 인해 불교 복지 불사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불교 신자가 줄어들고 스님들 위신이 추락한데는 방송의 잘못된 보도가 큰 영향을 끼쳤음을 부정 못한다. 

왜곡과 과장으로 불교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는 오랜 전통을 지닌 MBC가 기독교는 환대를 넘어 굴종으로 느낄 정도로 대했던 역사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 방송은 특정 종교를 선전할 수 없는데도 여의도 순복음 교회 선교방송을 허락한 곳이 MBC였다. 이번에 전 불자들이 힘을 모아 스스로 고치지 못하는 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 

[불교신문3484호/2019년5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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