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복지 지원제도 얼마나 좋은지 실감”

올해 일흔 여덟, 문경 고선사에서 정진하는 혜윤스님은 지난해 10월 큰 화상을 입었다. 차를 우리려고 끓인 물주전자를 옮기다 부지불식간에 놓치면서, 왼쪽 다리 위로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놀란 마음에 뜨거운 옷을 벗으려다가 살점이 떨어져나가 피부가 더 훼손되면서 스님은 급히 점촌 시내 응급실을 찾아갔다. 이틀 정도 그곳에서 치료받다가 화상전문병원으로 가라는 의사소견에 따라 서울까지 이송됐다.

화상전문병원에서 만난 의사로부터 빨리 입원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스님은 난감했다고 한다. 사나흘 정도 치료받으면 나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한데다가, 당장 입원치료비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님의 상처는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태였다. 40일간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 스님은 두 번이나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다리 살을 떼서 왼쪽 다리 화상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입원치료를 받았다. 퇴원해서는 3개월간 서울 석불사에 머물며 통원치료를 했다.

화상입고 입원 피부이식수술
종단 승려복지회 지원 덕에
병원비 부담 줄어 치료 집중

“조카상좌인 경륜스님이 걱정 말고 치료받으라고 했지만, 어떻게 병원비 걱정을 안 할 수 있겠나. 난감하던 차에 승려복지회에서 스님들에게 입원진료비를 지원해준다는 소식을 상좌로부터 들었다. 병원비가 부담스러운 와중에 정말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었다. 종단에 기여한 것도 없는데 60여 년 동안 머리 깎고 수행한 공덕으로 부처님이 도와주시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승려복지회가 스님 입원진료비로 지원한 금액은 750만 원가량이다. 혜윤스님은 “어려운 형편에 승려복지회 입원비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의사 말이 화상은 진행형이라 수술했다고 해서 바로 회복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퇴원 후에도 꾸준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통원치료비는 물론 한 통에 40~50만원씩 하는 화상연고 구입도 스님에게 여전히 부담이다. 고산사로 돌아온 지금은 손수 상처를 다스리고 있지만, 고통은 계속 된다. “이식한 피부가 종이 덧바르듯 말끔하게 붙는 게 아니더라. 살이 쪼그라드는 형국이라 조이고 땅기는 통증을 뭐라고 표현하기 어렵다. 또 걷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앞서 두 번의 수술을 했지만, 이식부위 변형이 심해지면 재수술 할 수도 있다. 스님은 재수술만은 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아픈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차도 다니지 않는 첩첩산중 토굴에서 지내면서 어려움에 처해 막막했는데 종단과 승려복지회가 없었다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맙다는 말 외에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혜원스님이 입원 당시부터 통원치료까지 도와준 석불사 주지 경륜스님은 승려복지회를 알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고 나니 얼마나 좋은 제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취지에 공감한 스님은 최근 승보공양에 동참해 5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경륜스님은 “토굴에 사는 사숙 스님이 병원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승려복지회 도움 덕분에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에 후원에 동참했다고 한다. 또 스님은 “주변에 병원비 걱정하는 스님들이 적지 않은데 승려복지회 지원제도를 잘 알아서 혜택을 받고 또 여유 있는 스님들은 승보공양 후원에 동참해 승가에서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불교신문3479호/2019년4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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