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력결집 불사가 드디어 시작됐다. 100만 명의 불자가 매일 100원씩 모아 한국불교 중흥의 디딤돌이 되자는 발원을 세운 백만원력결집은 우리 종단의 미래를 좌우할 기념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조계사에서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고승대덕과 불자들이 모여 원력불사의 성공을 다짐하고 부처님전에 그 출발을 고했다. 목표대로 진행되면 매년 360억 원의 기금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종단은 그간 부족했던 대사회 활동과 반드시 실현해야할 대작 불사에 활용한다. 

부처님 깨달음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한국 사찰 건립’,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환경을 위한 ‘종단 요양원 및 요양병원 설립’, 청년포교 활성화를 위한 ‘계룡대 영외법당 불사’에다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다시 일으킨다. 도심포교당 건립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백만원력결집 불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대중의 동참이다. 우리는 수행공동체이면서도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00만 불자라고 하지만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불교 기본 교리를 받고 계를 수지하여 불교의 절대 원칙인 인과의 법칙을 믿고 따르며 사찰에 적을 두고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는 신도의 수가 1000만명에 이르는가 묻는다면 우리는 답을 하지 못한다. 그 불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는지를 묻는다면 이 역시 답이 궁색하다. 백만원력결집 불사가 한국불교와 불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중요한 시험대로 비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100만 명의 불자들이 매일 단 5분간이라도 같은 생각을 하며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것으로, 돈이 많은 사람이든 적은 사람이든 스님이든 재가자든 어떤 직업을 갖고 어디에 살든 그 모든 조건을 떠나 모두 하나다. 

그런 점에서 ‘백만원력결집 불사’는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도반이며, 한국불교를 지탱하는 동량이며, 직지인심 견성성불 원력을 세우고 수행하는 조계종의 일원임을 확인하는 위대한 대중결사다. 혹자는 100만 명의 수가 모이겠느냐, 달성 불가능할 것이라며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않지만 이는 단견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모두 함께 한다는데 있다. 

불교 교단도 처음에는 부처님 한 분에서 시작해 녹야원 초전법륜으로 5비구가 귀의하고 뒤이어 불의신을 신봉하던 카샤파 형제, 야사와 그 친구 등 1250명의 대중으로 불어나는 과정을 거쳐 교단이 형성되고 지금은 전 지구상에 두루 퍼져 세계 4대 종교가 됐다. 그 힘은 ‘위대한 여래는 바른 법으로 이끈다’는 믿음이다. 백만원력결집을 부처님전에 고하고 첫발을 내딛는 것 또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은 어떤 고난도 이기는 용기와 힘을 주고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직 할 일은 부처님의 자비로 온 세상이 평화와 안락이 충만하기를 기도하며 100원 씩 보시하는 실천수행이다.

[불교신문3482호/2019년4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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