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사찰약수

이병인 이영경 지음 조계종출판사

통도사 사찰약수

이병인 이영경 지음
조계종출판사

영축총림 통도사(通度寺)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5년(서기 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첫째인 불보(佛寶)사찰이다. 해인사가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어 법보(法寶)사찰이고 송광사가 16국사를 배출해서 승보(僧寶)사찰이라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봉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불지종가(佛之宗家, 불자들의 마음의 고향)요, 국지대찰(國之大刹, 나라의 으뜸 가람)’이라고 부르는 까닭이기도 하다.

영축산(靈鷲山)에 위치한 통도사에는 본찰(本刹)과 함께 17개의 암자가 있고 40여 개의 청정한 감로수(甘露水)가 흐른다. 창건 당시 영축산 전체가 습지였기에 넓은 영역에 걸쳐서 물이 솟아났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예전에는 “두 손바닥으로 계곡물을 움켜쥐고 마시는 것이 통도사 스님들의 일상사”라고 말했다. “명산(名山)엔 명찰(名刹)이 있고, 명수(名水)가 있다”는 말은 통도사의 지리적 특성과 완전히 포개지는 말이다.

‘불보사찰’ 통도사 비롯해
전국의 유명 사찰약수 소개
‘차’의 사찰이기도 한 통도사 
‘명찰엔 명수가 있다’ 실감

신간 <통도사 사찰약수>는 독자들이 ‘일 년 열두 달을 생각하여 매달 한 번씩 찾아가서 마셔보자’는 취지에서 ‘통도사 12대 명수’를 정리했다. 통도사 권역 약수는 순수 상태의 청정한 단물로 이름이 높다. 학술적으로 말하면 상대적으로 이산화규소 성분이 많고 칼슘 성분 등 경도 물질도 비교적 낮아, 전체적으로 맛이 좋고 부드러우면서도 건강한 물이다. 통도사에는 곳곳이 이런 물이다. 비로암의 산정약수와 옥련암의 장군수, 백련암의 백련옥수, 안양암의 영천약수, 자장암의 자장수, 서운암 늪재 석간수가 특히 유명하다. 영축산 깊은 계곡의 흰 연꽃 같은 감로수를 끊임없이 보시해주는 백련암 백련옥수는 인근 한방병원에서 길어다 약을 달일 정도다. 옥련암 장군수는 부산·울산의 차인들이 받아다가 찻물로 쓴다.

수자원의 보고(寶庫)인 ‘통도사 사찰약수’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다. <삼국사기>에는 “우리나라의 차는 이미 선덕여왕(재위 632~647) 때부터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선덕여왕 치세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스님이 자장율사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가 차(茶) 문화의 시조였다고 짐작할 수 있다. 자장이 통도사를 세운 까닭도 앞서 밝혔듯이 그 땅에 좋은 물이 넘쳐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통도사 사적기에 따르면 통도사는 ‘차샘(茶泉)’과 ‘다소촌(茶所村)’이라는 용어가 기록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사찰이다.

<통도사 사찰약수>는 통도사를 비롯해 전국의 유명한 사찰약수를 조사해 소개하는 책이다. 사진은 영축총림 통도사 전경
통도사 금수암에서 흘러나오는 감로수.

저자들은 통도사에 불지종가를 넘어 차지종가(茶之宗家)의 위엄을 씌우려 한다. 만약 통도사 창건 당시부터 차 문화를 시작했다면 우리나라 차 시배지의 역사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은 ‘추천의 글’에서 “영축총림을 흐르는 물이 수많은 수행자를 길러냈듯이, 앞으로 이 책이 차 문화의 원류로서 통도사를 널리 알리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역설했다.

저자들은 부부 교수다. 남편인 이병인 부산대학교 바이오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공학박사다. 부산대 밀양캠퍼스 학장,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위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아내인 이영경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도시 및 지역학 박사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과학기술대학장, 도서관장, 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부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을 지냈다. 부부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전국 150여 곳의 약수를 답사했다. 모든 약수의 수질을 분석해 한국의 12대 약수를 선정했다. 책에서는 통도사 말고도 오대산 월정사, 속리산 법주사, 두륜산 대흥사 등의 약수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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