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심-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

마티유 리카르 지음 이희수 옮김 하루헌

이타심
-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

마티유 리카르 지음 이희수 옮김
하루헌

종교의 진정성은 결국 이타심(利他心)에 있다. 종교의 이름이 무엇이건 간에 어떤 신(神)을 섬기건 간에, 이타심을 독려하고 실천하는 종교만이 인류의 신뢰를 얻고 그만큼 오래 버틴다. 기독교의 사랑이 그렇고 불교의 자비가 그렇다. 프랑스의 승려 마티유 리카르(Mattieu Ricard)가 지은 <이타심>은 이타심에 대해 해부한 책이다. 이타심이란 무엇이며 이타심은 어떻게 발생하며 인간은 왜 이타심에 가져야 하는지, 1100페이지에 걸쳐 풀어놓았다. 왜 지금 이타심일까? 더 나은 미래를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너에게나 또한 나에게나.

이타심의 본질 탐구한 책
“서로 신뢰 협력하는 것이
나와 세상을 풍요롭게 해“

<이타심>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승려와 철학자>의 저자인 마티유 리카르 스님이 5년에 걸쳐 집필한 역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이타심의 본질과 이타심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사람이 이타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법 그리고 극복해야 할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5부 43장으로 구성된 매우 두툼한 책이다. 철학과 심리학, 신경과학과 인지과학, 동물의 진화와 문화의 진화, 경제와 정치, 환경 전반을 총망라한 관점에서 이타심의 본질을 묻고 있다. 인류의 생활 전반에서 실질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이타심에 대해 깊이 살펴볼 수 있기도 하다.

달라이라마 저작의 프랑스어 번역자이기도 한 리카르 스님은 ‘특이한’ 영예를 얻은 적이 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이 명상과 자비심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12년 간 진행한 연구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조사돼 화제가 됐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말하는 이타심인 만큼 그 이타심은 상당한 설득력과 매력을 갖는다. 그가 이야기하는 ‘남을 위하는 마음’은 어려운 마음도 아니고 억지로 만들어내는 마음도 아니다. “선(善)이 진부하다면 이는 누구나 주위에 선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151쪽).” 인간 본연의 감정이며 누구나 일상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타주의자들은 이기주의자들보다 덜 이성적이 지도 않고 더 이성적이지도 않다. 둘은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를 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타주의자가 이기주의자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904쪽).”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남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남을 사랑하는 능력은 대개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 이타심에 꼭 필요한 전구체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494쪽).”

'Me(나)'를 뒤집으면 ‘We(우리)’가 된다. <이타심 -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말하는 이타심의 효용에 관한 책이다. 사진 픽사베이

그럼에도 우리는 이타심에 선뜻 마음을 내어주지 못한다. 나만 손해를 볼 것이라는 불안감 탓이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이타심은 결국엔 이득이라고. ‘물질의 경제학’이 아니라 ‘내면의 경제학’으로 보면 말이다. 예컨대 돈 문제로 분쟁에 휘말릴 경우 이때 내가 이기면 표면적으로는 부를 얻을 수 있다. 대신 마음을 어지럽히는 적대감이라는 심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결국 원한의 앙금이 남는다. 내면적으로는 가난해지는 것이다. “협력이 모순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이기주의자 관점에서 보면 남이 애써 이룩해 놓은 것을 중간에서 가로채든가 해서 최소의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무임 편승’이 가장 똑똑한 전략이다. 그런데 많은 연구들을 살펴보면 나 홀로 독주보다 서로를 신뢰하면서 협력하는 것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더 바람직하다고 한다(812쪽).”  

이타주의는 바보들의 미덕이라고 깔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바보들이라고 일갈한다. “이기주의는 행복을 확보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시도다(130쪽).” 속 좁은 사람들의 자기애는 알고 보면 자해에 불과하다는 통찰이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이기주의자는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랑이 너무 부족한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불행에 빠뜨리는 일은 뭐든지 찾아서 하면서 자신을 증오한다. 끊임없이 실패하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좌절감과 분노가 생기고 그로 인해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에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남들이 어느 정도 행복해야만 그들이 나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는 법이다. 모든 것은 다른 것에 의존해야만 존재할 수 있다는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을 이해하면, 본능적으로 관대해지고 겸손해진다. 이타적인 삶이 이기적인 삶보다 남는 장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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