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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는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다”

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

유응오 지음 / 마음서재

유응오 / 마음서재

불교신문 등단한 작가가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23인의 스님들의 출가와
구도여정 그려낸 이야기 담아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은
스님들이 참 자유의 길 제시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은 스님들이 들려주는 참 자유의 길. 속박과 집착으로부터 떠나 우리 시대의 스님 23명의 출가기를 담아 낸 책이 나왔다. 2001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와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당선으로 문단에 나온 뒤 주간불교 신문사 기자로 재직하며 한국불교기자협회 대상(선원빈기자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던 유응오 작가가 <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마음서재)를 출간했다.

현재 김천 직지사 종무실장으로 근무하며 불교사유 영역을 확장하며 문학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그는 <벽안출가> <이번 생은 망했다> <영화, 불교를 만나다> <10‧27법난의 진실>과 장편소설 <하루코의 봄> 등을 출간하기도 한 중견작가다.

세속을 버리고 출세간에 들어가는 출가를 일러 ‘위대한 포기’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출가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로부터 도피가 아니라 인생의 참 자유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는 속박의 굴레, 타성의 늪,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참 자유를 얻으려는 우리시대의 스님 23인의 출가기를 담고 있다. 부모와 형제라는 혈육의 인연마저 멀리하고 대자유의 길을 찾아 ‘위대한 깨달음’ 추구하기 위해 출가의 길을 선택한 수행자들이 맞닥뜨린 다양한 일들이 책갈피 곳곳에 녹아 있다.

유응오 작가는 기자생활과 불교계 활동가로 있으면서 오랜 시간을 할애해 다양한 스님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출가 사연과 수행담을 담아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들의 곡절 많은 인생행로와 내밀한 출가기를 한 권에 담아냈다.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스님들의 절절한 출가기와 치열한 수행담이 담겨 있다.

<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는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은 스님들의 참 자유으 길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구조계를 받는 종단 스님들. 불교신문 자료사진

대표적으로 선시(禪詩)를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전한 오현스님, 탱화로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만봉스님, 범음과 범패로 불교음악의 맥을 이은 동희스님은 불교예술의 향기를 전한다.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스님들의 출가기는 드라마틱하다. 월서 스님은 지리산 공비소탕 작전에 참가했다가 인생의 고(苦)를 체감한 뒤 출가했고, 원경 스님은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로서 6․25전쟁 내내 빨치산을 따라다니다 불법에 귀의했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 지선 스님과 청화스님의 이야기는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과 학승, 그리고 외국인 스님 등을 통해 한국불교의 법맥과 선맥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스님들의 출가는 그 동기에 따라 인연출가와 발심출가로 나눠볼 수 있다. 인연출가는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 불우한 집안 환경이나 기구한 운명 탓에 타인에 의해 처음 산문에 들게 되는 경우다. 일곱 살 때 절집 소머슴으로 들어간 오현스님, 5대 독자로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나 단명할 운명이라는 말에 여섯 살 때 절에 보내진 만봉스님, 전쟁 통에 양친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 이끌려 출가한 동희스님 등이 인연출가한 대표적인 사례다.

발심출가는 욕망의 법칙에 따라 돌아가는 세간의 삶에 회의를 느껴 불제자로 살아가리라 다짐하고 출가한 경우다. 고교시절 <육조단경>을 읽고는 스스로 보따리를 싸서 절에 들어간 금강스님, 미국에서 숭산스님의 강연을 듣고 삶의 나침반을 얻은 대봉스님, 앞서 출가한 언니들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수행자가 되기로 결심한 일진스님, 어떤 사상으로도 찾을 수 없었던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출가한 종림스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문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먹물 옷을 걸쳤다 해서 수행자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시련은 수행자라고 피해 가는 법이 없다.

절집의 소머슴으로 들어가 철부지 행자로 살았던 오현스님은 이후 만행을 나섰다가 우연히 문둥이 부부를 만나고 그들과 다리 밑에서 한 철을 보낸 뒤 비로소 재발심해 출가한다. 또 유년시절 문학과 산사를 동경했던 청화스님은 출가하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했다가 막상 행자생활에 회의가 들자 절을 나와 자살시도를 감행한다. 이 때의 경험은 스물한 살에 다시 정식 출가하는 데 단단한 디딤돌이 된다. 어린 나이에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절에 맡겨지며 머리를 깎은 원경스님은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울분을 토하며 전국을 유랑하다 기나긴 방황을 접고 스스로 절을 찾아가 정식으로 출가한다.

혼돈과 방황의 시간을 딛고 출가 수행자로 다시 서기까지 스님들이 보여준 파격과 기행은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렇듯 23인의 스님이 제각각 걸어온 행적을 되짚어가며 삶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을 전한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23인의 스님은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었으며, 떨쳐버림으로써 새로이 태어났다.

화암사 회주 정휴스님은 추천사에서 “유 작가의 글은 고준하면서도 담박하다. 바위를 만나면 에돌아 흘러가는 물줄기의 지혜를 아는 유 작가의 글답게, 애써 드러내지 않아도 깊고 은은한 향기가 묻어난다”며 “특히 오현스님이 문둥이 부부를 따라다니다가 발심하게 되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법계출가의 정신은 비단 출세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고 적었다.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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