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무도한 살인자였던 앙굴리말라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부처님 자비에 감탄하게 된다. 앙굴리말라, 우리 주위에도 이렇게 가슴 아픈 사람들이 있다. 

자신안의 불성과 사랑을 알지 못하고 세상을 외면하고 끝없이 죄를 짓는 이들. 하지만 앙굴라말라는 부처님의 인욕과 온유함에 감화하여 참회하고 부처님의 제자가 된다. 

위험한 살인자였던 앙굴라말라가 교화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인 장면이며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한편, 성경 속 인물 배신자 유다는 어떠한가. 

유다는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절망과 좌절 속에서 삶을 비참하게 마감한다. 진심으로 속죄했으면 유다도 다시 빛을 찾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삶의 이야기가 있다. 그 결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우리의 공들임에 달려 있다. 부처님은 언제나 자비로 우리를 기다리신다. 모든 것은 변하며 우리의 노력과 의지가 삶을 결정한다. 삶이 운명론이 아니라 참회, 기도와 노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언제든 누구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 변화의 순간은 늘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

빛을 보며 나아갈 것인가 절망과 어두움 속에 있을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부처님의 자비를 늘 새기며 사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믿음은 우리에게 사랑과 위로를 준다. 

부처님이 주신 선물을 잊지 말고 자비를 갖자. 우리가 부처님의 자비 속에 숨 쉬며 살고 있듯 우리 주위의 앙굴리말라에게도 좋은 길, 세상의 온기를 보여주자. 누군가를 참고 기다려 준다는 일이 힘든 일이지만 인내심과 따스함은 오늘날 가장 경이로운 힘이다.

어느새 부처님의 미소가 나를 감싸고 돈다. 오늘도 나는 그 품에 안겨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희망, 언제나 우리를 비추는 그 이름에 등불을 밝힌다. 우리 안의 빛으로 힘차게 회귀하는 연어떼처럼.

[불교신문3480호/2019년4월17일자]

차진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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