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지정 ‘치유의 숲’이란

숲속 경관은 물론 피톤치드, 자연의 소리는 모두 우리의 심신을 이완시키고 편안하게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은 보은 속리산 숲길. 불교신문 자료사진

현대인들은 공해와 소음, 스트레스로 인한 아토피피부염 등 각종 환경성 질병과 천식 등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다. 약을 먹어도 그 때 뿐이고 나아지지 않는 질병과 힘들게 싸우다보면, 자연치유에 대한 마음이 커진다. 자연과 가까이 지내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보다 행복해질 거란 기대 때문이다. 

1년 전 이맘 때 방송돼 인기를 끌었던 ‘숲속의 작은집’이란 프로그램은 이름처럼 숲속 작은 집에서 전기 없이 생활하는 모습은 대중의 바람을 대변한다. 또 요즘 40~50대가 선호하는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는 외딴 숲에서 자연과 동화돼 사는 이들을 보여준다. 추우면 추운 데로, 더우면 더운 데로 자연 속에서 사는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돼 있다. 전국 어디를 가도 국공립공원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서울만 봐도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 등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 만에 산을 오를 수 있을 정도다. 산지지형 덕분에 요즘에는 산림복지로까지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산림복지는 산과 숲 같은 자연유산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자연휴양림, 삼림욕장 외에도 숲태교, 명상숲, 유아 숲체험원, 산림교육센터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산림복지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치유의 숲이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치유의 숲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향기, 경관 등 산림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을 말한다. 

산림치유는 질병을 치료해주는 의료행위는 아니다. 다만 숲속 자연환경을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의미다. 멋들어진 숲의 경관부터 피톤치드, 맑은 공기와 온습도, 자연과 동물이 만들어낸 소리, 나무사이를 비추는 햇빛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자연요인 하나하나가 다 우리의 면역력을 키워주고, 건강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초록색은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대표적인 색깔이다. 무성한 나뭇잎으로 가득한 숲은 눈 건강을 위한 둘도 없는 장소다. 날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텔레비전과 선명한 LED 조명에 시달리며 혹사당했던 눈은 숲에 들어서는 순간 편안해진다. 숲은 항균과 염증완화 효과가 있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해충과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을 말한다. 

세간에는 피톤치드 효과가 이미 알려져 있어 관련 음료나 디퓨저 등이 나오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피톤치드 효과를 따라갈 수 없다. 숲 속에서 숨을 쉬면 공기 속 포함돼 있는 피톤치드도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후각은 물론 심폐기관까지 안정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숲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는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숲은 나뭇잎들이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덕분에 오랜 시간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

자연경관 피톤치드 향기 소리
숲속에서 걷고 쉬고 명상하며
면역력 높이고 심신안정 취해

숲속에서 먹고, 걷고, 쉬는 모든 행동은 치유가 된다. 삼림청에 따르면 숲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들이 우울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또 도심을 걷는 것보다 숲길을 걸을 때가 더 혈압이 낮아진다고 한다. 또 숲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증상이 호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감소되고,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향산화효소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국립치유연구원도 2018년 ‘산림치유프로그램이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 및 감정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숲치유프로그램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긍정감정 향상, 부정감정 해소에 효과적임을 밝힌 바 있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숲길 산책, 맨발걷기, 스트레칭과 소리명상, 차명상 등을 함께 하면서 체험 전후의 감정변화를 결과다.

전국 치유의 숲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산림청이나 산림복지진흥원 홈페이지에는 전국 치유의 숲에 대한 소개와 특성을 찾아볼 수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우체국과 함께 4월부터 11월까지 51회에 걸쳐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 숲캠프’를 진행한다. 아토피 등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어린이와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국립산림치유원과 횡성, 칠곡, 장성, 청도지역 숲에서 진행된다.

또 국립산림치유원과 전국산림치유시설들은 4월부터 11월까지 임신 16주~32주 사이의 임신부 또는 임신부부를 대상으로 숲태교를 진행한다. 나뭇잎에 아기 태명 짓기, 숲 속 명상, 맨발 걷기, 요가, 아이에게 주는 첫 선물 만들기(모빌·꽃편지·손수건) 등을 함께 하며, 임신부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감소시키는 시간이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를 품고 있던 나무들이 연둣빛 잎으로 반짝이는 계절이다. 추위에 잔뜩 웅크렸던 몸과 마음을 신선한 공기로 채우고 싶다면 숲으로 떠나보자. 산림청은 지역별로 ‘치유의 숲’을 조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숲에서의 시간은 도심 속 공해와 스트레스에 찌든 우리 몸에 잠시나마 청정함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전국 치유의숲 현황

강릉 대관령치유의숲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옛길 127-42 033-642-8650

횡성 청태산치유의숲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로 777 033-345-4451

가평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031-8008-6770

양평 산음치유의숲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031-774-8133

양평 용문산 치유의 숲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쉬자파크길 193 070-8811-1008

포천 하늘아래치유의숲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금동리 산39 031-538-3337

부산 치유의 숲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철마천로 101 051-976-2831

창원 편백치유의숲 경남 창원 진해구 장복산길 47 055-225-4241

합천 오도산치유의숲 경남 합천군 봉산면 오도산휴양로 398 055-930-3733

영주 다스림 국립산림치유원 경북 영주시 봉현면 테라피로 209 054-639-3400

장흥 편백치유의숲 전남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 061-860-0422

장성 치유의 숲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로 716 061-393-1777

화순 만연산치유의숲 전남 화순군 화순읍 진각로 276-661 061-379-5896

나주 빛가람치유의숲 전남 나주시 산포면 다도로 7 061-338-4250

영동 민주지산치유의숲 충북 영동군 영동읍 동정로 1 043-740-3332

충주 계명산치유의숲 충북 충주시 충주호수로 1170 043-870-7934

제주 서귀포치유의숲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산록남로 2271 064-760-3031

[불교신문3480호/2019년4월17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