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정여스님 지음 담앤북스

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정여스님 지음
담앤북스

“남이 되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는 이미 이대로 완전합니다. 어리석게 나를 남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이대로 나는 부족함 없이 완전한 것입니다. 있는 그 자리에서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146페이지).”

부산 여여선원장 정여스님이 불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책을 펴냈다. <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은 스님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교훈이 될 만한 가르침을 틈틈이 적어본 것이다. “오직 나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뿐”이라는 원로 스님의 수행담은 결국 ‘여여(如如)’라는 화두로 귀결된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1995년 도심포교 원력을 품고 부산 양정동 재래시장 한복판에 여여선원이란 현판을 내걸던 마음 그때 그대로다. 

“머물고 행하는 것 그대로 도의 생활입니다. 여여하다는 도리를 알고 생활하니 아무리 번거로운 곳에 머물러도 마음은 여여해서 전혀 동요되지 않습니다. 생각에 그림자에 속지 않으니 시비가 온들 마음은 조금도 변화되지 않고 머물고 행하는 것이 늘 그대로입니다. 근본 진여의 자리는 늘 여여한 것입니다. 진여는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언제나 있는 그대로입니다(241페이지).”

“나는 있는 그대로 완전”
부산불교 어른이 전하는
위풍당당 희망의 응원가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진다.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저자가 평소에 수행하면서 간직한 ‘마음’이라는 화두를 간결하고 단아한 문체로 풀어놓았다. 제5장에서는 70세의 나이에 봉암사 선방 정진을 마치고 다시 백담사 무문관에서 폐관(閉關) 수행에 도전한 일화, 오랜 보금자리였던 오룡골에서의 토굴생활을 솔직담백하게 전한다. 

‘차 한 잔’처럼 심심하면서도 다부진 문체에는 수좌(首座)로서 오래 정진한 삶의 향기가 난다. 글을 읽다 보면 처처(處處)가 법당이요 인생이 곧 선방이라는 격언을 새삼 실감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머무는 그대로 행복을 느끼고 당당히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곧 수행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나와 남을 비교하지 말고 살아야 합니다. 그냥 나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나는 오직 나 자신인 것입니다. 나는 내 인생의 길을 걸어갑니다. 아무도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홀로 부담 없이 나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빨리 가든 천천히 가든 쉬었다 가든 조금도 조급할 것 없이 유유히 나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오직 나의 인생이니까요(158페이지).”

<머무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에는 부산 여여선원장 정여스님의 빛나는 지혜와 연륜이 담겨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정여스님은 현대판 ‘부루나존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설법제일’이라 불리던 부루나존자처럼, 수많은 설법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며 그 안에 불교를 심었다. 무엇보다 그 법문은 쉽고 부드럽기에 생명력을 갖는다. 단 한 문장으로도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운 미소를 준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무엇보다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자신감은 인생의 활력소와 같습니다.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성취된다는 확고한 인생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은 반드시 성취된다’라는 암시를 스스로 자신에게 반복해서 마음속 깊이 인식시켜야 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내 일은 반드시 성취된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마음속으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성취감과 자신감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 주는 활력소입니다(44페이지).” 

이밖에도 ‘기적은 내 안에 있다’ ‘작은 일에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라’ 등 희망찬 응원가들로 가득하다. 

정여스님은 부산불교를 지탱하는 어른이다. 1975년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지유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6년 범어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쌍계사 금당선원을 비롯해 김천 수도암, 현풍 도성암 등 전국 선원에서 7년 결사를 성만했다. 현재 여여선원장이며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회장, 부산경남 우리민족서로돕기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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