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불자라면 누구나 염주를 가지고 있는데, 불교의 염주는 무슨 의미인가?


108번뇌소멸 삼매증득 의미 바탕
횟수 셀 땐 수주, 암송할 땐 송주
장ㆍ단주, 합장주 등으로 불리기도


A  손목이나 목에 걸거나 손으로 한 알 한 알 돌릴 때 사용하는 염주(念珠)는 글자 그대로 “마음을 수련하는데 사용하는 구슬”입니다. 이것은 절을 하거나 진언을 외울 때 횟수를 세는 용도로 사용할 때는 수를 헤아리는 ‘수주(數珠)’, 경전을 암송 혹은 독송할 때 손으로 돌린다고 해서 ‘송주(誦珠)’라고도 부릅니다. 

염주는 예로부터 108개가 기본입니다. 이 숫자는 염주 하나하나를 돌리면서, 인간이 일으키는 108가지 번뇌를 끊고 108삼매를 증득하고자 하는 의미입니다. 이 108염주를 기본으로 하여 그 열배인 1080주와 5배인 540 염주는 장주(長珠), 그 반인 54주, 42주와 4분의1배인 27주 그리고 21주, 14주 등은 단주(短珠)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평상시 손목에 차는 작은 염주는 합장주(合掌珠)라고 부릅니다.

염주의 유래는 명확하게 전해 내려오는 바는 없지만 주로 두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부처님 당시 많은 부유한 가정의 자제들이 출가하여 부처님 제자가 되기 위해 모여들었는데, 그들은 여러 가지 장신구로 몸을 치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보배구슬로 만든 목걸이였습니다. 머리를 깎고 누더기 승복으로 갈아입었지만 목걸이는 여전히 걸어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을 때, 부처님은 그것을 도리어 염주로 만들어 수행의 도구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목환자경>이라는 경전에서 변방의 작은 나라인 비사리국의 왕이 ‘근심이 많아 일념으로 불도를 닦을 수 없으니, 쉽게 불도를 닦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처님께 청하자 그에게 ‘무환자’라는 나무를 깎아 만든 108개의 알을 한 줄로 꿰어 이 알을 헤아리면서 염불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찰나에도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합니다. 이러한 수많은 번뇌들의 침범을 물리치고 마음을 평온하게 가다듬는데 도움을 주는 수행도구가 바로 염주입니다. 염주를 굴리면서 복잡한 생각들을 오로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3차원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은 2개의 공간과 시간대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듯이 머릿속 번뇌망상이나 걱정도 동시다발이 아닌 차례차례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하나하나 일어나는 생각의 자리에 부처님 생각만이 일어나도록 훈련하는 도구가 바로 이 염주인 것입니다. 그리고 염주는 본인이 불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표현하는 아주 좋은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불교신문3479호/2019년4월13일자]

이정우 군법사ㆍ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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