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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세력’ 끌어들여 종단 멍들이는 노조
조계종 노조가 전현직 총무원장 스님을 사회법에 잇달아 제소했다. 노조 본연의 기능인 노동자 권익보호가 아닌 외부 세력을 끌어 들여 종단을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4일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은 민주노총 측 시정기 변호사와 심원섭 조계종지부장(포교원 포교팀장), 권용희 민주일반연맹 정책실장.

현 총무원장 ‘부당노동행위’ 제소
전 총무원장 배임 혐의 검찰 고발

권익보호 아닌 ‘정치적 활동’ 변질
종단 위신 실추, 종무원 갈등 야기

조계종 노조가 전현직 총무원장 스님을 사회법에 잇달아 제소했다. 노조 설립 6개월 만에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부당노동행위’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조계종지부가 노조 본연의 기능인 노동자 권익보호가 아닌 정치적 활동으로 ‘종단 때리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종무원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종단 위신을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이유다.

지난해 출범한 민주노총 산하 조계종지부는 지난 3월19일 서울지방노동위에 현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총무원장 스님이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조의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종단 수장인 총무원장 스님이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재가 종무원으로서 직분을 제대로 하기 위해 사회적, 종단적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구제신청을 낸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노조는 이번엔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전 총무원장 스님이 종단 수익 사업 중 하나인 ‘감로수’ 생수 판매량에 따른 로열티 약 5억원을 종단과 하이트진로음료가 아닌 제3자에게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제3자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인지는 검찰이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노조가 제기한 의혹이 남긴 건 종단에 대한 무성한 소문과 여론의 질타 뿐이다.

노조 활동이 종단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는 노동자 권익 대신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정치적 공세에 나선 탓이다. 노조는 설립 과정에서 내부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를 상급단체로 삼았다. 상급단체를 둔 조계종지부는 민주노총 지휘를 받는다. 

이에 따라 조계종지부가 단체교섭을 요구하면 종단 수장인 총무원장 스님이 민주노총을 상대로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 가능해졌다. 조계종지부는 산별 노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국 규모 노조 활동은 물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과 연대한 대규모 쟁의도 가능하다.

신심을 바탕으로 단순히 노동이 아닌 봉사와 헌신에 기반한 종교단체 종사자들이 상급단체를 두면서까지 노조를 설립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외부세력의 간섭을 허용하면서까지 종교계 내부 문제를 푸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불교계에서 상급단체 아래 들어가면서까지 종무원 노조 설립을 강행한 것은 조계종 노조가 처음이다.

조계종 노조는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었다. 당시 노조가 밝힌 가입 인원은 40여 명. 사찰을 제외한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 기관 종사자만 350여 명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다. 가입 권유가 일부 종무원들 사이 개별 접촉으로만 이뤄졌고 이로 인한 종무원들 간 내부 갈등도 야기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노조는 고발 및 단체행동 등을 계속하며 외부 힘에 기대겠다는 입장이다. 심원섭 지부장은 “더 이상 종단 내부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노조의 요구안을 종단이 계속해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조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대한 종단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스님들 사이에선 당장이라도 분담금을 내지 않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스님들이 새벽 예불로 시작해 늦은 밤까지 사찰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전국 사찰에서 중앙종무기관에 분담금을 올려 보내는데, 해당 기관 종무원들이 주도해 노조를 설립하고 종단에 정치적 의견을 관철시키려한다는 것이다.

종단 한 스님은 “분담금으로 월급을 받는 종무원들이 종단 대표인 총무원장 스님을 고발하고 이것도 모자라 민주노총까지 끌어들인 점을 생각하면 종무원 없이 스님들 만으로 종단을 운영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가 종무원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종무원 임금 인상이나 처우 개선이 아닌 종단을 깎아 내리는 정치적 행보를 주도하고 있는 노조의 속셈이 뭔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종무원도 노동자다. 노동자를 위해 노조는 노동자 권익을 위한 활동을 펼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외부 세력을 등에 업은 정치적 행보와 이로 인한 스님과 종무원, 종무원 상호간 갈등을 일으키는 노조가 누구를 위한 노조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게 교계 중론이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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