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단 정체성 훼손한 국가인권위
[사설] 종단 정체성 훼손한 국가인권위
  • 불교신문
  • 승인 2019.04.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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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승을 타종단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국방부가 수용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인권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가 인권위에 보낸 답변은 다른 종단이 요건을 갖춰 신청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이는 국방부의 일관된 태도다. 

이를 국방부가 타종단에도 군승법사를 받아들이도록 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종단은 큰 혼란에 빠졌다. 만약 이 보도가 국가인권위의 아전인수격 해석 때문이라면 국가인권위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 종단에서 파견한 전직 군승이 종단 법을 어기고 결혼을 해 제적당한 지극히 당연한 결정을 불복하는 바람에 발생했다. 우리 종단은 부처님 당시의 독신수행승 전통을 유지한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결혼을 해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를 되살린 자랑스런 전통을 지닌 종단이다. 

군승에 한해 잠시 독신이 유예되기도 했지만 19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가 종단을 찬탈한 뒤 만든 악법이었다. 종단 정체성을 뒤흔드는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는 과정에서 혼란과 개인적 아픔은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제대로 정착중이다. 

국가인권위가 우리 종단이 독신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목숨을 건 쟁투를 벌이고 그 과정에서 불교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많은 혼란과 소모가 따랐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처럼 어이없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한 종단만이 군에 성직자를 파견하는 종교는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 세 곳이다. 개신교가 유일하게 10여 곳의 교단에서 파견한다. 이는 해당 종교의 역사성과 전통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종교 국가로 헌법에 종교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군종제도는 엄격한 자격 요건과 절차를 갖춰 선별하는 것은 장병 정신 전력 강화라는 군종 본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종교로 인한 군내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만약 인권위의 권고대로 조계종 외의 다른 종단에도 군승을 개방해야 한다면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도 똑같은 처지에 처하게 돼 군종제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군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인권위가 이번 조치는 불교만 해당하는 예외적 상황이므로 다른 종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변하면 정부가 불교를 차별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인권위 결정대로 다른 종단 스님을 군승으로 받아들이면 조계종 군종교구는 무너지고 과거 군승단 시절로 회귀하게 된다. 많은 시행착오와 논란 끝에 원래 자리로 되돌린 군 포교를 정부가 무너뜨리는 꼴이다. 불교 정화를 명분으로 종단을 유린한 1980년대 신군부와 무엇이 다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종단도 이 문제를 예사로 넘겨서는 안된다. 인권위에 대해서는 잘못된 결정을 강력 항의하여 바로잡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몸담았던 종단을 무시하고 소송을 하는, 군종 역사 70여년 간 전무했던 일이 하필 우리 종단 전직 승려에 의해 일어난데 대해 그 원인을 살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불교신문3478호/2019년4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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