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월드가 캄보디아에서 운영하는 아동센터 학생들 모습. 캄보디아 햇살만큼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캄보디아 도착 후, 후덥지근한 공기를 밀쳐내며 로터스월드가 캄보디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동센터인 BWC(Beautiful World of Cambodia)에 도착했다. 귀가 커다란 개, ‘따오’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생각보다 덩치가 커서 놀랐지만 어찌나 순하고 사랑스러운지 따오의 털을 연신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아동센터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봤던 아동결연 홍보물과는 다르게 캄보디아 아동센터는 정말 잘 정돈돼 있었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람 살기 좋은 환경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국장님 말씀. “사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NGO의 목표 아니겠습니까, 결국 좋은 환경은 사업 및 활동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죠.” 

실제로 ODA(공적개발원조) 선발국들은 사업장 환경적인 부분으로 이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지 아닌 지를 판단한다고 한다. 아무 편견도 선입견도 없이 오자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아무래도 ‘NGO가 돕는 곳은 다 열악하고 살기 힘든 환경일 것’이라는 생각이 뇌리깊은 곳에 존재했던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오전 반 학교 친구들이 등교하는지 밖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기 전에 들었던 얘기 중 놀라웠던 것이 있었다. 아동센터 친구들을 비롯해 캄보디아 사람들은 보통 하루를 이르게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이르게 시작하는지 한국에서 대학생으로 살던 나에게는 정말 충격이었다. 

예를 들자면 우리 센터 친구들은 오전 5시반부터 아침을 먹기 시작한다. 그래서 우리 단원들은 아침 먹기를 속히 포기했다. 마찬가지로 이른 시간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등교하는 친구들의 얼굴을 세심히 살펴봤다. 원래 이렇게 작은 건가 싶을 정도로 어린 친구들부터 지적인 매력이 드러나는 중·고등학교 친구들까지. 로터스월드의 지원으로 수혜를 받는 친구들의 표정은 캄보디아의 햇살만큼이나 밝았다. 이처럼 순수함을 간직한 친구들 덕에 스스럼없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카메라 한 대를 든 외국인이 ‘터 루 반 떼?(사진 찍어도 되나요?)’라고 물어도 쉽게 ‘받!(네!)’이라고 대답하는 친구들. 그들의 미소가 스쳐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음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마음으로 왔지만 꼭 잘하고 싶다고, 더 잘 해내고 싶다고 계속 욕심을 부리게 된다. 너희들의 미소가 언제나 영원하길 바라며 오늘도 욕심을 부려본다. 

[불교신문3478호/2019년4월10일자] 

김나영 로터스월드 캄보디아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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