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종책질의 통해 노조설립 우려 표명

제214회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가 3월28일 속개한 가운데 종회의원 스님들은 민주노총 조계종지부(조계종노조)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지난해 출범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가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것에 대해 중앙종회의원들 질타가 쏟아졌다. 종단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214회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가 오늘(3월28일) 속개한 가운데 중앙종회의원들은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에 대한 거센 반발을 쏟아냈다. 태원스님은 “우리 종단 행정 수반인 총무원장 스님이 종무원들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피소를 당했다고 들었다”며 “이것이 사실이냐”고 재차 물었다.

심우스님 또한 “이것이 사실이면 전국 불자들 시주금으로 월급을 받는 종무원들이 총무원장 스님을 사회법으로 고소했다는 것인데 이는 그대로 둬선 안되는 것”이라며 “교섭단체라 하면 총무원장 스님이 사측 대표에 해당돼 임금협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부장 금곡스님은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가 구제신청을 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단협을 이행하라는 공문을 접수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금곡스님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종회의원 스님들 의견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곡스님은 “총무원은 (수익을 창출하는)일반 회사와 달리 각 사찰 본말사에서 올라온 분담금, 즉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종무원들도 다른 여느 곳보다 임금이나 근무시간에 있어 크게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종무행정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일반직 종무원이 아닌 교역직 종무원(스님)이 책임지고 사표를 쓰는 등 애정을 갖고 많은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잘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다수 종회의원들은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가 사회법 제소를 강행한 부분에 대해 강한 질타를 이어갔다. 심우스님은 “조계종지부는 산별 노조에 해당돼 전국 본말사 종무원 또한 가입할 수 있다”며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 중앙종무기관 뿐 아니라 전국 본말사에게 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전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법원스님은 “종단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노동쟁의를 만드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징계를 받는 한이 있어도 분담금을 내지 않겠다는 스님이 다수인 만큼 문제가 불거지면 ‘직장 폐쇄’까지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조계종지부 설립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암스님은 “인권 문제로 접근해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내놨다. 일감스님 또한 “극단적 방법,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방법을 떠나 일단 교섭에 응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혜일스님은 “승속을 떠나 스님과 중앙종무기관, 본말사에서 근무하는 종무원 모두 부처님 법에 의지해 살아가는 도반이라 생각한다”며 “서로 잘 양보해 사회법이 아닌 부처님 법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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