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오경진 씨 

생업 종사하며 봉사하는
선배 포교사들 모습 보며
거침없이 포교사고시 도전 

“2017년 8월에 마음의 준비 없이 아버지를 보내고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힘든 시기를 보내던 와중에 봉사활동을 함께 해온 친한 지인이 불교 공부를 함께 해 보자고 했어요. 어릴 때 부모님 따라 사찰에 가보긴 했지만,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많이 얻었습니다.”

지난 23일 통화한 오경진(30)씨는 불교를 통해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창원에서 나고 자란 그가 문을 두드린 곳은 진불선원 선불교대학(주지 무아스님).

불교대학 과정이 체계적이어서 기초부터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주지 스님과의 상담은 큰 도움이 됐다. 오 씨는 “어떤 일을 하던 내가 있는 이 자리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이 크게 와 닿았다”며 “단순한 것 같아도 실천은 어려운데, 일하거나 밥을 먹을 때도 그 순간 깨어있으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스님 법문에 치유를 받은 듯 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불교대학 1년 과정을 마칠 때 즈음 자연스럽게 포교사 고시에 도전했다. 선배 포교사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다들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말에 절에 나와 법회 집전 등을 맡아 활동하면서 스스로 기쁨을 느끼는 모습에 ‘나도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포교사 고시도 선배 포교사들의 도움이 컸다. 후배 포교사를 길러내려는 열정에 탄복할 정도였단다. 합격할 수 있도록 자기 일처럼 챙겨줬다. 그래서 시험 준비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러한 체계적인 가르침 덕분에 시험 당일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시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한 명을 제외하고 오 씨를 포함한 7명 전원이 합격했다.

“퇴근하고 절에 가면 선배님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고 오답도 체크 하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어요. 문제 풀이를 하다 보니 1년 동안 스님께서 가르쳐준 내용이 바로 이 내용이었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어요. 저 스스로를 테스트 하는 기회로 활용했어요.”

부처님의 참된 진리를 바르게 익혀 널리 알리라는 뜻을 지닌 그녀의 법명(서진행·西眞行)처럼 앞으로의 각오도 남다르다.

“불교대학 다닐 때 가장 어렸기 때문에 정말 사랑을 듬뿍 받았죠.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공부하는 편이었고, 또래는 거의 없었어요. 앞으로 어린이 법회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좀 더 어릴 때부터 불교를 접하게 하고 싶어요(웃음).”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부처님 가르침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망설임 없이 진솔한 답변을 내놓는다. 행복과 불행은 자기 스스로가 만든다는 <법구경> 경구를 꼽았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해요. 30대는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인데, 저는 불교를 공부했으니 항상 행복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죠. (행복이나 불행을)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최연소 합격자 오성석 씨 

청년불자 너무 부족하다…
SNS 카드뉴스로 전법활동
법보시하며 꾸준히 정진

“청년 불자들이 많이 부족해요. 부처님 가르침을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 더 빨리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줘야 되겠다는 마음에 포교사 시험에 응시하게 됐어요. 불교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을 위한 영상 포교에 나서고 싶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주제를 정하진 못했지만, 초심자를 위한 유튜브 동영상이나 SNS 카드뉴스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성석(부산 사상구, 29)씨는 정식 포교사가 된다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23일 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활기찼다. 청년들에게 불교 정신을 알리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낮에 일하랴 밤에 공부하랴 바쁜 와중에 시험에 합격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덕에 “남들보단 편하게 공부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학 때 나름 열심히 공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출판사가 낸 <부처님 생애>를 독파하고 시험에 임했다. 주말에도 틈틈이 짬을 내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했다.

포교사 고시와의 인연은 학교를 함께 다녔던 정분남 조계종 포교사단 부산지역단장의 소개로 시작됐다.

“정 단장님이 나중에라도 같이 활동을 한 번 해보자고 포교사를 추천해 주셔서 공부를 하게 됐죠. 불심도 깊으시고 만학도로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곁에서 지켜보니 부처님이 항상 1순위인 분이어서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부처님 법을 전하는 법보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포교사인데, 평소 친구들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 주는 것을 좋아해서 저에게도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법을 전해주고 그 사람이 교화되면 그 자체로 제 마음도 행복해 질 것 같습니다.”

정식 포교사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이직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간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오 씨는 “포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고, 끝까지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포교사 고시는 동국대 불교대학을 나오거나, 사찰 불교대학을 졸업해야 응시할 수 있지만 불교를 공부하는 원력이면 누구나 다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해다는 그는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과목으로 ‘정토학’을 꼽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간 곳곳에서 만나는 이들을 부처님 품으로 인도하겠다는 진실한 마음을 전했다.

“불교 공부는 살아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일체유심조’를 늘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비슷한 또래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많은데 결국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순간적으로 화가 나도 한 번 참고, 그 속에서 지혜도 싹트는 것 같아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으면서 고비도 넘길 수 있었어요.”

[불교신문3475/2019년3월3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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