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 과오 참회하는 활동 펼치는 日 이치노헤 쇼코스님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리며 참회하는 일본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스님이 전북 군산시 명예 시민증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불교의 시작은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는 ‘참회’입니다. 자비와 지혜라는 것도 참회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을 이해 못하는 일본인이 많죠. 그러나 저는 불제자이기 때문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제 과오를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리며 참회하는 일본 스님이 있다. 바로 일본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스님이다. 스님은 일제침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한일관계 회복에 헌신한 공로로 지난 25일 전북 군산시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받았다. 외국인 스님으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군산시 명예 시민증은 나의 활동을 인정해주는 뜻 깊은 선물”이라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치노헤 쇼코스님을 오늘(3월26일) 서울 종로구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치노헤 쇼코스님은 "불교의 시작은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는 참회"라며 "불제자로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제 과오를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이 일본의 과오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의 소개로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를 참회하고 향후 화해의 관계로 나아가자”는데 뜻을 함께한 종걸스님과 이치노헤 쇼코스님은 아픈 과거사를 기억하고 바로잡는 활동을 펼친다.

이치노헤 쇼코스님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넘어간 한국의 문화재와 역사적 사료를 구입해 동국사와 군산시에 기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국인은 참여할 수 없는 일본 경매시장에 들어가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주머니 사정은 넉넉지 않았지만 ‘참회’의 신념으로 활동을 지속했다. 그렇게 스님의 노력으로 국내로 돌아온 한국의 문화재와 역사적 사료는 500여 점이나 된다.

또한 2013년엔 일본의 조선침략과 그 앞잡이 역할을 했던 일본 조동종의 만행을 파헤친 <조선침략참회기>를 저술해 발간했으며, 현존하는 국내 유일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엔 일본의 한국 강점을 참회하고 사죄하는 ‘참사문 비석’을 건립했다. 무엇보다 군산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후원하는 일까지 헌신적으로 맡았다.

오는 5월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간 기증·기탁한 500여 점의 물품을 볼 수 있는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이 문을 연다. 일반 시민과 관광객에게도 소중한 근대역사 교육의 배움터가 마련된 셈이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간 활동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한 이치노헤 쇼코스님은 “앞으로도 욕심을 내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일본의 과오를 알리고 역사를 기억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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