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산스님과 함께 하는 힐링명상대회’ 회향

힐링명상대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LA 고려사 대웅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미국 LA 한인 사회에 간화선 명상 수행 열풍을 일으키며 3일간 진행된 ‘각산스님과 함께하는 힐링명상대회’가 성황리에 회향됐다.

지난 3월 24일(현지 시간) 오후 6시 LA 고려사에서 막을 내린 힐링명상대회는 미국 등 서구 사회에 명상 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려 한인 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각산스님의 강의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힐링명상대회 참석자들은 “한국불교의 간화선 수행에 토대를 두고 초기불교를 응용한 명상을 직접 체험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각산스님의 열정적인 강의와 수행지도, 그리고 명상대회 준비위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명상센터 참불선원장 각산스님(한국참선지도자협회장)은 이번 힐링명상대회 기간 내내 1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간화선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불교 수행법을 전하며 명상을 통해 각자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을 강조했다. 스님은 행사 마지막 날 참가자 전원에게 “이 숨 쉬는 것을 ‘아는 놈’이 뭐꼬?, 이 쉼 쉬는 것을 ‘지켜보는 놈’이 뭐꼬?, 나라고 여기고 있는 ‘이 놈’은 누구인가‘ 등 ‘화두 드는 법’을 직접 전달하고 일상에서도 명상을 통해 여여하게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각산스님이 칠판을 두 개나 사용하며 간화선에 뿌리를 둔 명상 수행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미주 한인 불교계에서 동참비를 받고 3일간 명상수행을 체함한 행사는 사실상 처음이다. 교포사회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공간 문제로 참가자를 100명으로 제한했지만 대회 10일 전에 접수가 마감된 후에도 동참 의사를 밝히며 직접 대회가 열리는 고려사를 찾아온 교포들이 적지 않았을 정도로 관심이 컸다. 불자는 물론 개신교, 천주교 신자도 함께하고, 의사, 약사, 기업인,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명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LA 지역 불자들과 함께 힐링명상대회 준비위원회를 만든 이원익 위원장은 “미국사회에서 종교와 관계없이 명상 붐이 일고 있는데, 참선 수행 전통을 간직한 한국불교는 그동안 어필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불자들이 깨어나고, 미국 주류사회에도 한국불교 수행법과 명상을 알리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실참을 마치고 경행하는 참가자들.

이번 힐링명상대회는 한국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인 간화선에 뿌리를 둔 명상 수행법을 효과적으로 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티벳, 미얀마, 대만, 베트남 불교에 교민들과 미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상황에서 한국불교 수행법의 우수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소연 준비위원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트렌드인 명상을 주제로 행사를 열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면서 “성황리에 끝난 힐링명상대회가 교민사회에서 많이 회자되어 불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어 “통쾌, 유쾌, 명쾌한 각산스님 강의로 참가자들이 명상 수행에 깊은 이해가 생겼다”면서 “하지만 스님이 너무 멀리 (한국에) 계셔서 직접 지도 받는 것이 어려워 안타깝다”고 말했다.

힐링명상대회 참가자들이 매일 아침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 앞서 각산스님 집전으로 한국불교 전통방식의 예불을 올렸다.

명상대회에 3일간 빠지지 않고 참여한 한의사 황제후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기쁨과 행복 속에서 꿈결같이 행사가 끝났다”면서 “이렇게 만족하기 힘든데 친정을 다녀오듯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마지막 날 힐링명상대회 참가자들과 고려사 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요정기법회에서 각산스님은 “내 마음을 밖에 두면 자기 불만족이 일어나 도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중국 춘추전국시대 한빙(韓憑)과 그의 아내 하씨(河氏)의 상사수(相思樹) 일화를 예로 들어 “마치 상사병(相思病) 나듯 간절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수행해야 한다”고 설했다.

힐링명상대회가 열린 미국 LA 고려사 외부 모습.

각산스님은 “아주 작은 돌도 물에 던져 놓으면 천지신명에게 아무리 빌어도 가라앉는 것이 도리”라면서 “하지만 집채만 하게 큰 바위도 배에 실으면 가라 앉지 않는데, 그것이 바로 지혜이고 반야바라밀”이라고 강조했다. “오로지 지혜를 계발하는 것만이 우리가 갈 길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지혜입니다. 그 핵심은 마음 안에 들어 있습니다.”

이어 각산스님은 “스스로를 믿고 내 마음이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탐착을 멀리 객관화시키는 수행을 통해 행복을 만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보리즉번뇌(菩提卽煩惱), 행복은 번뇌에서 나옵니다. 이러한 마음을 살피면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선, 명상, 기도, 간경 등 나에게 맞는 수행을 지속적으로 하면 지혜가 나타납니다. 상사병이 들 듯 지극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부처님 법(法)을 만나기 바랍니다.”

이번 힐링명상대회는 여러 여건 때문에 3일이라는 짧은 일정과 집을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돼 프로그램을 압축할 수밖에 없어 참가자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명상에 대한 이론 강의를 듣고 직접 실참을 하고 지도를 받으며 수행에만 몰두하는데 시간적으로 짧았기 때문이다. 참가자 상당수는 이번 보다 긴 일정으로 숙식을 하면서 명상수행에 집중하는 기회가 있으면 동참할 의사를 보였다. 각산스님도 10월 즈음에 실참 위주의 명상캠프를 개최할 뜻을 비추었다.

힐링명상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한 준비위원들이 참불선원장 각산스님(왼쪽에서 다섯 번째), 고려사 주지 묘경스님(왼쪽에서 네 번째) 등과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 첫번 째는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발행인, 세 번째는 선상신 불교방송 사장, 여섯 번째는 이용태 한국명상총협회 경영대표, 일곱 번째는 이원익 준비위원장.

그러나 참가자들은 진지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명상 수행을 직접 체험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자세는 고무적이었다. 자신의 공부 내용을 점검받기 위해 기탄없이 질문하는 모습은 간화선과 명상 수행이 불자들은 물론 교민과 현지인들이 수용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LA 고려사 주지 묘경스님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한국불교와 명상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용태 한국명상총협회 경영대표는 “참가자 모두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으며, 열기가 뜨거워 앞으로 한인사회를 넘어 미국 내 불교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불교명상이 세계 속에서 역할이 더욱 커지길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하나의 성과는 미국에서 한국불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창간 30주년을 기념해 LA 불자들과 함께 힐링명상대회를 마련한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발행인은 “그동안 이웃종교에 비해 미주 한국불교가 어려움이 많았는데 힐링명상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돌파구가 열려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서구사회에 명상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LA에서 성공적으로 열린 ‘각산스님 초청 힐링명상대회’는 한국불교 수행의 우수성과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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