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해치지 않고 오욕락 즐기면 능사?

네 가지 잘못된 견해…‘상락아정’ 
성찰하는 게 바른 수행의 시작
무상·고·무아·부정 본질 알아야

행복 또는 불행을 원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선택이다.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행복을 원하면서도 불행의 길을 걷는 것이다. 그 이유는 행복에 대한 무지와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양심에 거리끼는 일, 예를 들어 남을 이용하고, 남의 것을 뺏고, 심지어는 어떠한 거짓말이나, 잔인한 일을 해서라도 자신의 오욕락을 즐기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오욕락을 즐기되 양심을 지키고 남을 해치지 않으면서 누려야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남을 속이지도 않고, 정당하게 스스로 노력하여 오욕락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오욕락은 무상한 것이고, 삶의 의미를 가져다 주지 않기 때문에, 고요하게 몸과 마음을 기르는 선정을 닦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존재의 세계를 벗어나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기고, 어떤 이들은 중생을 도와주는 삶만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다양한 삶의 양태는 행복에 대한 정의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행위가 결과에 미치는 인과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삶의 행복에 대한 바른 견해와 인과에 대한 이해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을 불행으로 인도하는 견해인가. 그것은 네 가지 잘못된 견해이다. 이 네 가지 잘못된 견해가 잘못된 인생관을 갖게 한다. 잘못된 인생관은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잘못된 목표가 바르지 않은 사유를 하게 만든다. 그 네 가지 잘못된 견해는 인생이 영원하고(常), 즐거운 것이고(樂), 자아가 실재하고(我), 아름다운 대상(淨)이 실재한다는 믿음이다. 그러므로 바른 수행은 이 네 가지 견해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첫째로 과연 즐거운 느낌은 실제로 존재하는가이다. 수행자가 느낌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게 되면 삶은 다만 괴로움 그리고 괴로움으로부터의 벗어남일 뿐이고, 이 괴로움이 잠깐 정지된 상태를 즐거움이라고 사람들은 오해하고 착각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경험하게 되면 오욕락을 위해서 인생을 사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헛된지를 깨닫는다. 오욕락을 위해서 남을 해치거나 업을 짓는 삶을 지양하고, 그보다 더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들 역시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대상에 자신의 업을 투사한 주관적인 것이요, 자신의 기억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지, 대상에 실제로 아름다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대상을 향해 치달려 가지 않게 된다.

세 번째로 자아와 관련된 견해이다. 견해라고 하는 것은 본래 주관적이다. 한 인간은 같은 시간에 모든 공간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사물을 한쪽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견해(ditthi)라고 하는 것은 그러므로 한쪽에 치우친 시각 즉 편견이고,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보는 것을 바로 정견(sammditthi)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의 견해를 절대적인 것 또는 나의 것으로 보는 것은 치우친 견해(ditthi)이고, 나의 견해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보는 것은 바른 견해이다. 이것을 자아의 견해에 관련된 정견이고 또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무상(無常), 고(苦), 부정(不淨), 무아(無我)라고 보는 것이 바른 견해이다. 

이 바른 견해가 바로 바른 목표 (samm samkalpa), 바른 생각(samm sankappa)을 일으키게 한다. 느낌에 대한 바른 관찰로 인해서, 바로 이 욕망을 소멸하는 삶(nekkhamma), 그리고 남들을 해치지 않고(avihimsa),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고 도와주는 삶(karun)으로 인생의 목표를 결정하고 사유하는 것, 이것을 바로 바른 서원, 바른 목표, 바른 생각이라고 한다. 

[불교신문3473호/2019년3월23일자]

등현스님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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