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 혜명을 이어 물러남 없이 정진하겠습니다”

조계종 명사 법계 품서식이 지난 15일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기원대전에서 열렸다.

비구니 스님 11명 종단 최고 ‘명사’ 법계 품서
2007년 7명 법계 품서 후 11년 만에 열려

반세기 가까이 물러남 없이 정진 또 정진 해 온 비구니 스님들 두 손이 바르르 떨렸다. 진제 종정예하로부터 받은 ‘명사’ 휘장이 달린 25조 가사를 수하는 손길이었다. 굳게 다문 입가엔 엄숙함이 묻어났다. 깨달음을 찾아 구도의 길을 걸은 지 50여 년, 앞으로의 반세기 또한 진리를 찾아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겠노라 형형한 눈빛으로 답하는 모습이 꼭 부처님 상호를 닮은 듯했다.

조계종 명사 법계 품서식이 진지한 분위기 속 진행된 가운데 명사 품서를 받는 11명 비구니 스님들이 부처님 전에 또 한번 끝없는 정진을 다짐했다. 조계종 법계위원장 종진스님이 부처님전에 고불문을 올리며 포문을 열었다. “오늘 이곳 동화사에서 비구니 최고 법계를 품수하는 명사 비구니들이 오랜 세월 선근인연으로 세간의 온갖 번뇌를 여의고 지금 이 법석에서 큰 서원을 발하옵고 역대전등의 정통법인을 받으려 하옵니다. 원하옵건대 삼가 저희들이 이 인연으로 불조의 혜명을 잇고 성불에 이르도록 물러남이 없이 정진할 것이오니 제불보살께옵서는 증명하여 주시옵소서.”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가 법어를 설하고 있다.
진제 종정예하가 명사 휘장이 놓인 가사를 내리고 있다.
치사하는 원로의장 세민스님.
축사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고불문에 이어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가 명사 법계를 품수 받은 비구니 스님 11명에게 차례로 명사 법계증과 명사 휘장이 부착된 25조 가사를 내렸다. 소림스님, 행돈스님, 묘관스님, 자민스님, 법희스님, 수현스님, 혜운스님, 자행스님, 불필스님, 자광스님, 재운스님 등은 모두 정대하고 명사 가사를 수했다. 부처님전에 3배의 예도 올렸다. 이어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깨달음과 자비를 상징하는 연꽃 봉우리 모양의 여의(법사가 소지하는 의식용 도구)를 수여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법어를 내려 “명사 법계품서에 임하시는 스님들께 사부대중과 더불어 찬탄하고 만심환희(滿心歡喜)하다”며 “금일 법계를 품서 받는 명사 스님들은 각고의 어려움 속에서 불덕(佛德)과 지혜와 인품을 두루 갖추어서 존경과 흠모가 따르니 만고의 귀감이다”고 설했다. 이어 “금일 명사의 출현은 어둠속에서 등불을 만난 것과 같고 초행길을 나서는 나그네가 안내자를 만난 것과 같으니 사부대중 모두가 학수고대 하는 일”이라며 “금일의 경사를 맞아 진리의 일구(一句)를 선사(膳賜)한다”고 했다.

원로의장 세민스님과 총무원장 원행스님 또한 당부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원로의장 세민스님은 “치열한 수행정신을 높이 치하하고 싶다”며 “오늘 법계를 받는 스님들 모두 일념정진으로 개안을 얻었을 뿐 아니라 중생들에게 법을 베풀 수 있는 교화와 덕목을 지니고 있다”고 치하했다. 총무원장 스님 또한 “종정예하의 큰 법력과 가르침 아래 새로운 명사 스님들의 지도력이 더해져 우리 종단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공동체가 견실해지고 정진의 기상이 높아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축사했다.

비구니 명사 11명은 발원문을 통해 다시 불조 혜명을 잇고 용맹정진 할 것을 다짐했다. “부처님이시여 이 자리에 함께한 대중이 성불에 이를 때까지 물러남이 없이 용맹정진할 것을 다함께 발원하오니 제불제조께서는 증명하여 주옵소서. 이 인연공덕으로 불법이 더욱 증장하고 종단은 나날이 발전하며 법의 수레바퀴 쉼없이 굴러 온 법계가 화장세계로 꾸며지게 하시옵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진제 종정예하로부터 받은 가사를 정대하고 있는 명사 스님들.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이 명사 법계를 품수한 스님들에게 축하 꽃을 전하고 있다.
조계종 명사 법계 품서식이 지난 15일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기원대전에서 열렸다. 이날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로부터 명사 법계를 품서한 스님은 모두 11명. 소림스님, 행돈스님, 묘관스님, 자민스님, 법희스님, 수현스님, 혜운스님, 자행스님, 불필스님, 자광스님, 재운스님 등이다. 명사 법계를 품서한 스님들이 서로 축하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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