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 갖추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

오욕락 만족 목표로 삼으면
아무리 고행하고 노력하더라도
해탈의 정반대 길로 가게 된다

고통을 완전히 절멸하고, 완성된 행복을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번뇌를 모두 소멸해서 고통스러운 태어남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번뇌의 소멸뿐만 아니라 이웃의 행복을 위하여 여러 가지 삼매와 신통 지식을 닦아서 중생들의 번뇌와 고통의 소멸이라는 머나먼 수행의 여정을 가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은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집착에서 온다. 그러므로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린 무아의 성취행인 팔정도는 아라한행, 무아의 실천행인 10바라밀은 보살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위의 괴로움들을 노력에 의해서 다스릴 수 있고 노력에 의해서 완전한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행위다. 행위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행위가 있다. 모든 행위에는 동기(motive) 또는 욕구가 있다. 좋으면 취하려하거나 싫으면 멀리하려는 동기이다. 언어적으로는 좋으면 칭찬하고 싫으면 비판을 하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좋으면 욕망하고 싫으면 밀치는 욕망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모든 행위는 불편함을 벗어나 더욱 편한 상태로 만들려는 욕구에 의해서 발생한다. 한마디로 고통을 벗어나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가 행위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이해, 가치관이 다르고, 다른 만큼 다양한 욕구와 인생이 펼쳐진다. 만약에 행복에 대한 견해가 바르지 않으면 행복을 원하나 불행을 초대하는 꼴이 된다. 여기에 행복에 대한 바른 견해(正見)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는 오욕락을 만족시키는 것이 삶의 목적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맛있는 것을 먹고, 아름다운 대상을 소유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부드럽고 감촉이 좋은 옷감을 갖추고, 이 다섯 가지 감각의 결정체인 성욕을 만족시키는 삶, 이러한 삶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만약에 이들이 도덕적이고 남을 해치지 않으면서 오욕락을 추구한다면 이것들을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다섯 가지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 오히려 나의 삶을 결국에는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하고 외롭고 병들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 오욕락을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에 오욕락이 나의 정신적인 행복과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에 반(反)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욕락을 컨트롤해야 만 할 것이다. 

오욕락을 컨트롤하려면 첫 번째 선행해야만 하는 작업이, 그 오욕락이 나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만 한다.(택법각지, 擇法覺支)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알려면, 나는 어떠한 오욕락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야만 한다.(염각지, 念覺支) 그리고 대부분의 오욕락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인식, 잘못된 인생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무엇인가 하면 오욕락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오직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사견, 邪見) 

또한 사견은 4성제에 대한 무지, 인과에 대한 불신 그리고 4가지 잘못된 견해 등이다. 이러한 것들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정견(正見)이다. 사견을 바로잡고 정견을 갖추는 것이 행복의 길로 출발하는 첫걸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온전한 행복(열반)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바른 견해가 어떤 노력보다도 선행되어져야만 한다. 바른 견해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고행을 하고 노력을 한다고 할지라도 해탈과 정반대의 길로 가게 된다. 

21세기에 들어 많은 사람들이 삶을 사는 이유는 아름다운 것을 소유하기 위해, 즐거움(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자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인생의 목표는 건전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이 행복이라고 보는 것은 사견(邪見)이고,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바른 견해(正見)인 것이다.  

[불교신문3471호/2019년3월16일자]

등현스님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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