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스님 ‘정토로 가는 열 걸음’ 첫 개인전

승가대학, 율원, 학림 공부하고
정토수행과 함께 불교미술 전공

 

1년간 백혈병 투병한 속가 모친
극락왕생 발원 담아 그림 그려

 

소책자도 3천부 제작해 법보시
10년간 매년 개인전 개최 서원

 

혜산스님은 정토수행을 10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이 사진은 1단계인 ‘정종’.

10여 년간 정토불교 수행을 이어오고 있는 혜산스님. 입으로는 항상 ‘나무아미타불’ 명호를 굳게 지니는 지명염불(持名念佛) 수행을, 한손으로는 정토불교의 가르침을 불자들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 책을 저술한다. 또 다른 한손으로는 아미타불과 서방극락정토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혜산스님이 오는 20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 첫 번째 개인전 ‘정토(淨土)로 가는 열 걸음’을 연다. 혜산스님은 송광사 승가대학 및 율원, 실상사 화엄학림을 거쳐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다. 미술학과 진학을 꿈꾸다가 출가수행자의 길을 걷게 된 혜산스님은 2012년 미국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영감을 받아 잊고 지냈던 화가의 꿈을 되살렸다.

스님은 당시 한국불교문화재가 중국과 일본의 불교문화재에 비해 전시 공간이 좁고 작품수도 적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점에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또한 서양인들이 예수와 성모 마리아 등의 그림이나 조각상이 성스러움은 잃지 않은 채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있는 모습이 색달랐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님은 전통불화를 기반으로 하되 현대인들에게 아미타불과 극락정토를 보다 쉽고 편안하게 전할 수 있도록 현대불화의 작업을 수행으로 삼고 정진해 왔다.

혜산스님은 <무량수경 이야기-정토로 가는 길> <죽음에 부치는 편지-그림으로 엮은 티베트 사자의 서> <정토로 가는 열 걸음> 등 정토불교 관련 서적을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25작품들 또한 정토불교를 담아냈다. 특히 혜산스님은 정토행자가 걸어야 할 10단계 수행법을 책과 그림을 통해 소개했다.

정토불교에 귀의하는 ‘정종’을 시작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참회’, 부처님의 계율을 수지하는 ‘지계’, 모든 중생을 자비로 대하는 ‘발심’, <불설아미타경>을 읽는 ‘독경’, 오직 아미타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믿음’, 극락정토에 왕생하길 바라는 ‘발원’, 나무아미타불 육자(六字)를 외는 ‘염불’, 숨이 멎는 순간 왕생만을 생각하는 ‘임종’, 49일의 중음(中陰)에서 왕생을 기약하는 ‘사후’ 등이다.

특히 첫 단계인 ‘정종’을 그림으로 표현한 ‘연화생(蓮華生)’은 연꽃 위에 한복을 입고 합장한 채 앉아 있는 여인을 담아냈다. 그 여인은 혜산스님의 속가 어머니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한 통의 편지로 막내 아들의 출가소식을 접했던 곽순영(법명 천수화) 불자는 1년간의 백혈병 투병 끝에 지난 2월8일 별세했다.

투병 중 정토불교에 대한 가르침을 전한 혜산스님은 어머니의 기운이 점차 없어지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자 정토불교를 10개의 그림 작품으로 담아냈다.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밝은 색상을 주로 사용했다. 또한 법련사 지장전에서 49재를 지내고 있는 기간에도 혜산스님은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그린 작품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특히 마지막 임종 때도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연화생 그림을 보며 눈을 감은 어머니가 서방극락정토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49재 막재(3월28일)를 전후해 법련사 내 불일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됐다.

이번 전시회를 맞아 소책자 <정토로 가는 열 걸음>를 제작해 3000권 법보시한 혜산스님은 이번 전시를 통해 <죽음에 부치는 편지-그림으로 엮은 티베트 사자의 서>를 판매한 뒤 그 수익금을 전액 ‘정토로 가는 열 걸음’ 법보시를 위해 재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스님은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10년동안 매년 개인전을 연다는 계획이다. 또한 평생 정토불교로 수행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만일염불도량을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층에는 스님의 작품을 배치한 카페와 갤러리를 운영함으로써 누구나 ‘이 곳이 곧 정토구나’라는 느낌이 들게끔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혜산스님은 “승가대학 재학 시절 수술을 하면서 정토수행을 시작한 게 어느덧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면서 “정토불교를 연구하면서 글과 그림을 통해 대중에게 쉽게 전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서원했다.

9단계인 ‘임종’.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